거물과의 첫 미팅, 신뢰를 얻는 3가지 법칙
소대리의 대담한 기획안은 즉시 실행에 옮겨졌다.
정대리는 약속대로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기적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명성그룹 문화재단 측에서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공식 미팅을 원한다는 회신을 보내온 것이다.
트로이의 목마 작전, 그 첫 번째 관문이 열렸다.
“미팅 날짜는 다음 주 수요일. 장소는 명성그룹 본사 30층 회의실.”
김 부장은 흥분과 긴장이 뒤섞인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다.
“상대 측에서는 한서희 이사가 직접 나온다고 한다. 명성그룹 최연소 여성 임원으로, 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라고 해. 보통내기가 아니란 뜻이지. 이번 미팅, 우리 팀의 명운이 걸렸다. 소대리, 장대리. 자네 두 사람이 메인으로 나서줘야겠어.”
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대리와 장대리에게 쏠렸다.
한 사람은 기획의 창시자, 다른 한 사람은 팀의 에이스.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든든한 신뢰감을 주었다.
소대리는 장대리를 바라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가 아니었다.
미팅을 앞둔 며칠간, 사무실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소대리와 장대리는 거의 매일 야근을 하며 예상 질문과 답변, 발표 자료를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
그 고된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동료애와 연애 감정을 넘어, 생사를 함께하는 전우애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늦은 밤, 텅 빈 사무실에 단둘이 남아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그들에게 유일한 휴식이었다.
“힘들죠?” 소대리가 김이 오르는 커피 잔을 건네며 물었다.
“민규 씨만큼은 아니겠죠.” 장대리는 그의 눈 밑 다크서클을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해요? 명성그룹이 어떤 곳인지 알면서... 그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어요?”
소대리는 잠시 창밖의 도시 야경을 바라보았다.
“도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가 조용히 말했다.
“내 인생의 문제들로부터, 그리고 나 자신으로부터요. 부딪혀서 깨지더라도, 정면으로 맞서야만 진짜 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의 말은 명성그룹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그가 가면과 벌이고 있는 내면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장대리는 그의 말뜻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눈에 서린 굳은 결의를 보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손을 그의 손 위에 가만히 포갰다. 폭풍이 몰아치기 전, 두 사람의 고요하고 단단한 연대의 시간이었다.
미팅 당일.
서울의 중심에 우뚝 솟은 명성그룹 본사 건물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성채처럼 보였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반짝이는 유리 외벽은 내부를 절대 들여다볼 수 없다는 듯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소대리와 장대리, 그리고 김 부장은 삼엄한 보안을 거쳐 30층 회의실로 안내받았다.
거대한 통유리창 너머로 서울 시내가 장난감처럼 내려다보이는, 권력의 높이를 실감케 하는 공간이었다.
잠시 후, 회의실 문이 열리고 한 여성이 들어왔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단아하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인상의 여자. 진 회장의 오른팔, 한서희 이사였다.
“안녕하십니까. 명성그룹 문화재단 한서희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상대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볼 것처럼 날카로웠다.
김 부장은 그 기세에 눌려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이제 이 싸움은 온전히 소대리와 장대리의 몫이었다.
“그럼, 저희가 제안 드리는 ‘K-헤리티지, VR로 재탄생하다’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소대리는 떨지 않았다. 그는 지난 며칠간 준비한 모든 것을, 자신의 진짜 목소리와 실력으로 차분하게 풀어나갔다. 그의 발표는 논리적이었고, 장대리의 보충 설명은 감성적인 설득력을 더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발표가 끝나자, 한 이사가 박수를 치며 입을 열었다.
“훌륭한 기획이네요. 저희가 찾던 바로 그 방향성입니다.”
김 부장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한 이사의 진짜 질문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그녀는 장대리가 아닌, 오직 소대리만을 응시하며 물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소대리님께서는 개인적으로... 고미술품이나 유물에 관심이 아주 많으신가 봅니다. 기획안 곳곳에서, 단순한 기획자를 넘어선 각별한 애정이 느껴져서요.”
보이지 않는 칼날. 그것은 업무의 탈을 쓴, 정체를 떠보기 위한 명백한 시험이었다.
소대리의 심장이 철렁했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애정이라기보다는... 부채감에 가깝습니다, 이사님.”
“부채감이라니요?”
“저희 할아버지께서 작은 골동품 가게를 하셨습니다. 어릴 적부터 어깨너머로 귀한 유물들이 헐값에 외국으로 팔려나가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그때의 안타까움이, 저희 세대는 저희의 방식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이대리의 ‘가짜 설정’을 자신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녹여낸, 완벽한 대답이었다.
장대리는 혹시나 소대리가 흔들릴까 싶어 “소대리님의 그런 진정성이 이번 기획의 가장 큰 힘입니다.”라며 자연스럽게 지원사격을 했다.
한 이사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 속 의심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여 빠른 시일 내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미팅은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한 이사는 그들을 문밖까지 배웅했다.
복도를 걸어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그때, 소대리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한 이사의 비서가 그녀에게 다가와 무언가 보고했고, 그녀는 잠시 통화를 하기 위해 걸음을 멈췄다.
소대리 일행은 예의상 조금 떨어져서 기다렸다. 바로 그 순간, 반대편 복도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이대리가 파티에서 마주쳤던 진 회장의 경호팀장이 있었다. 그는 회사 직원의 모습으로, 다른 임원과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소대리의 등골을 가장 서늘하게 만든 것은, 한 이사의 통화 내용이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몇 개의 단어가 그의 귀에 정확히 박혔다.
“네, 회장님. 말씀하신 대로... 그 ‘이지훈’이라는 자와 관련된 인물임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미끼를 문 것 같습니다. 네, 계획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소대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모든 것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소대리 일행이 미끼를 던져 적을 유인한 게 아니었다. 처음부터 적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트로이의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인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적이 파놓은 거대한 함정 속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것이었다.
명성그룹이라는 거대한 기업. 그 자체가 바로 진 회장의 ‘크로노스 클럽’이 쓰고 있는, 가장 완벽하고 거대한 ‘가면’이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적의 심장부에서 날카로운 테스트를 받은 소대리! 당신도 회사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파트너와의 첫 미팅을 앞두고 있나요? 상대가 누구든, 짧은 시간 안에 신뢰를 얻고 주도권을 가져오는 3가지 법칙을 소개합니다.
1. ‘회사’가 아닌 ‘사람’을 연구하라
미팅에 들어가기 전, 회사의 연혁이나 실적을 외우는 것은 기본입니다.
승패는 ‘사람’에 대한 연구에서 갈립니다. 미팅에 나오는 상대방의 이름으로 뉴스 기사, 인터뷰, SNS 등을 검색해 그의 업무 스타일, 관심사,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등을 파악하세요.
한 이사가 ‘유물’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을 던졌듯, 상대는 당신의 ‘전문성’이 아닌 ‘진정성’과 ‘관심사’를 통해 당신이라는 사람을 테스트하려 합니다.
2. 15분 안에 ‘핵심’을 던져라
거물급 인사들은 시간이 금입니다. 미팅 시작 후 15분 안에, ‘우리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가치’와 ‘우리가 당신에게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서론이 길어지거나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은 ‘준비가 덜 됐다’는 인상만 줄 뿐입니다.
핵심을 먼저 던져 상대의 흥미를 끈 뒤, 세부적인 내용은 그가 질문하게 만드세요.
대화의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넘어오게 됩니다.
3. 예상치 못한 질문에 ‘골든타임 3초’를 활용하라
한 이사의 날카로운 개인적인 질문처럼, 미팅에서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공격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당황해서 바로 대답하려다 실언하지 마세요.
질문을 받으면, 1)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라며 상대의 질문을 인정하고, 2) 물을 한 모금 마시거나 서류를 넘기며 의식적으로 3초의 시간을 벌고, 3) 그 시간 동안 답변의 핵심 키워드를 머릿속으로 정리하세요.
이 ‘골든타임 3초’는 당신을 당황한 실무자가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프로페셔널로 보이게 할 것입니다.
#소설 #직장생활 #성장소설 #자기계발 #프레젠테이션 #미팅 #사내정치 #기업스릴러 #성장과변화 #위기극복 #비밀작전 #인간관계 #진정성 #성공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