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의 마지막 10%를 지배하는 법
밤 10시 정각. 명성그룹 타워 30층은 불 꺼진 유령 도시처럼 고요했다.
하지만 어둠 속 골목에 주차된 검은 밴 안, 그리고 30층의 복도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현재 위치, 30층 동쪽 복도. 15초 뒤 C구역 순찰 경비 통과 예정. 전원 장비 점검하는 척 대기.”]
밴 안에서, 소대리는 여러 개의 CCTV 화면과 이대리의 시야를 동시에 확인하며 지시를 내렸다.
그의 목소리는 긴장감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옆자리에서 장대리는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분석하며 그의 지시를 보완했다.
30층 복도.
VR 촬영팀으로 위장한 이대리와 차민준은 아무렇지 않은 척 3D 스캐너를 만지작거렸다.
곧이어 순찰 경비가 무심한 표정으로 그들 앞을 지나쳐 갔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위기의 순간이 지나가자, 이대리가 귓속 마이크에 나직이 속삭였다.
“순찰 경비 통과. 집무실 앞으로 이동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제국의 심장을 향한 그들의 잠입은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진성준 회장의 집무실은 거대하고 화려했지만, 사람의 온기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공간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돈된 그곳에서, 오직 방 한가운데를 차지한 거대한 티타늄 금고만이 압도적인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지금부터 스캔 작업을 시작합니다. 주변 소음에 민감하니, 작업이 끝날 때까지 모두 밖에서 대기해주십시오.”
차민준은 외부 경비에게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 집무실 문을 안에서 잠갔다. 이제 이 공간은 완벽히 그들의 것이 되었다. 이대리는 장비 가방에서 소형 해킹 장비를 꺼내 금고 앞으로 다가갔다.
금고는 예상대로 음성 인식 시스템으로 잠겨 있었다.
단순한 목소리 흉내로는 뚫을 수 없는, 성문과 주파수까지 분석하는 최첨단 방식이었다.
하지만 윤상호는 이 시스템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을 알고 있었다. 바로 진 회장의 목소리로 특정 단어를 외칠 때, 모든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마스터 키’ 기능이 숨겨져 있다는 것.
이대리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과거 윤상호가 몰래 녹음해두었던 진 회장의 목소리 톤과 억양을 바탕으로 AI가 만들어 낸 음성 파일을 재생했다.
휴대폰에서 진 회장의 건조하고 기계 같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카이로스 (KAIROS).”
침묵. 모두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1초가 1년처럼 느껴지는 시간.
...철컹.
기계음과 함께, 육중한 금고 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
그 안에는 다른 보물은 하나도 없었다. 오직, 낡고 두툼한 가죽 장정의 장부 한 권만이 들어 있었다.
이대리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들이 목숨을 걸었던 목표, 진 회장의 비밀 장부였다.
“해냈어!”
밴 안에서, 소대리와 장대리는 저도 모르게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임무가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이대리가 장부를 가방에 넣고 막 돌아서려던 그때였다.
철컥.
잠겨있던 집무실 문이 열렸다.
이대리가 경악하며 문 쪽을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얼음 같은 미소를 지은 한서희 이사가 서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무장한 경호원들이 도열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팀장님?”
이대리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렸다.
그들을 이곳까지 이끌어준 동료, 차민준이 아무렇지 않게 한 이사의 옆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평소와 같은 젠틀한 미소였지만, 그 미소는 이제 악마의 것처럼 기괴해 보였다.
“수고했어요, 여러분.”
한 이사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덕분에 아주 손쉽게, 회장님의 가장 귀찮은 비밀을 손에 넣게 되었군요.”
소대리는 헤드셋 너머로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온몸이 얼어붙었다.
“차민준... 당신...”
차민준은 이대리를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 이대리님, 아! 그리고 소대리님. 처음부터 제 주군은 진 회장님이 아니라... 한 이사님이셨습니다.”
그의 복수심은 진짜였다. 하지만 그는 진 회장을 무너뜨린 뒤, 그 자리를 차지할 새로운 괴물과 손을 잡은 것이다. 그들의 구원자는, 처음부터 가장 치밀한 배신자였다.
함정 속의 함정.
모든 것을 예측했다고 생각한 순간, 그들은 더 깊고 어두운 절망의 한가운데로 떨어지고 말았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마지막 순간, 예상치 못한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소대리 팀. 프로젝트의 성패는 마지막 10%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지배하는 3가지 법칙을 소개합니다.
1. ‘실행’과 ‘퇴각’ 계획을 함께 수립하라
대부분의 기획은 ‘어떻게 성공적으로 실행할 것인가’에만 집중합니다.
하지만 프로는 ‘어떻게 안전하게 퇴각하고 마무리할 것인가’까지 함께 계획합니다.
임무를 완수하고 현장에서 빠져나오는 동선, 성공 후 증거를 인멸하고 보안을 유지하는 방법 등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사전에 명확히 수립해야, 예기치 못한 변수가 터졌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고 성과를 온전히 지킬 수 있습니다.
2.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을 점검하라
프로젝트 막바지에 긴장이 풀리면, 사람에게서 문제가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까지 팀원들의 심리적 상태를 점검하고, 파트너와의 신뢰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외부 협력사의 경우, 프로젝트의 성공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우리와 같은 성공인가, 아니면 다른 이익이 있는가)를 냉철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가장 믿었던 사람의 숨겨진 의도가, 모든 것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3. 성공의 순간, ‘최종 보고’ 전까지 축배를 들지 마라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에 도취되어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금고가 열리고 장부를 손에 넣었을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던 것처럼,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이 나와 상사에게 보고되고 공식적으로 종료되기 전까지는 축배를 들어선 안 됩니다.
마지막까지 냉정함을 유지하고, 사소한 오탈자 하나까지 점검하는 ‘프로의 마무리’가 당신의 평가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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