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오피스 : 업보의 기록(9)

9부 : 깨닫지 못하는 빌런들

by 공감디렉터J

회사는 겉으로 평화로워졌지만,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사라진 빌런들은 자신들이 왜 '징벌'을 당했는지, 혹은 자신들이 왜 그렇게까지 미움받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팀장은 자신이 김 과장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엄격하게 대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최 부장은 박 대리의 나약함을 고쳐주려 했을 것이고, 김대리는 인턴에게 '강하게 키운다'는 명분으로 업무를 지시했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회사'라는 시스템 속에서 당연시되는 관행이라고 생각했다.


관행에 물들다

대기업 특유의 위계질서, 성과 지상주의, 그리고 '빠르게 치고 올라가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그들은 서서히 변해갔다. 동료를 돕기보다는 경쟁자로 보고, 성과를 나누기보다는 독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윗선에 아부하고, 아랫사람을 밟고 올라서는 것이 살아남는 방식이라고 믿었다.


공감 능력의 상실

그들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자신들의 행동이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인지하지 못했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나약해서 그렇다'거나 '회사 생활은 원래 다 그런 것'이라며 책임 전가했다.

인간의 이기심과 자기 합리화가 그들을 괴물로 만들었던 것이다.


어둠 속의 빌런

그들은 자신이 '빌런'이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방식대로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시야는 자신의 성공과 이익에만 갇혀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감정이나 고통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 역시 과거에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 채, 또 다른 괴롭힘의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에 빠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나는 이대리가 이러한 인간의 이기적이고 연약한 본성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단순히 괴롭힘을 멈추게 하는 것을 넘어, 빌런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깨닫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어두운 그림자에 갇힌 채 사라져갔다.


회사는 표면적으로 평화로워졌지만, 그 평화는 '그림자 징벌자'의 통제 아래 있는 것이었다.

이대리는 사라진 빌런들의 자리를 채우는 새로운 빌런이 나타날 때마다, 다시금 그림자 속에서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의 존재는 회사에 영원한 경고로 남았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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