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택시: 악몽 속에 갇혀

열세번째 에피소드

by 공감디렉터J



밤의 장막이 내린 재개발 지역의 철거촌.

부서진 건물 잔해와 스산한 바람 소리만이 가득한 그곳을 한 젊은 남자가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었다.

스물일곱 살의 현우. 1년 전, 그는 이곳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다.

그날 이후, 그는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그날의 악몽 속에 갇혀버렸다.


그의 눈은 늘 무언가에 쫓기는 듯 불안했고, 작은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는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으면 어둠 속에서 그날의 비명과 냄새가 어김없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가 무너진 담벼락에 기대 주저앉으려던 순간, 이별택시가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며 그의 앞에 멈췄다.


현우는 경계심에 찬 눈으로 택시를 노려봤다. 하지만 자신을 위협하지도, 재촉하지도 않는 차의 기이한 침묵 속에서, 그는 처음으로 도망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스스로 차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바깥세상의 모든 위험이 차단된 듯한 완벽한 고요함. 그 안에서 현우의 방어기제가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제가... 살아도 되는 걸까요?”


그의 이야기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사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저 조각난 파편들—날카로운 쇠 소리, 친구의 마지막 눈빛, 자신의 무력함—을 띄엄띄엄 내뱉을 뿐이었다. 그의 고통의 핵심은 ‘생존자의 죄책감’이었다. 왜 나만 살아남았는가.

내가 무언가를 다르게 했더라면 그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질문들이 매일 밤 그를 고문했다.


그는 과거와 이별하지 못했다. 아니, 죽은 친구를 두고 혼자 현재로 넘어오는 것이 배신이라 생각하여 스스로를 과거에 유폐시켰다. 택시는 어느덧 그날의 끔찍했던 기억의 종착지, 대학병원 응급실 입구에 멈춰 섰다.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그의 심장을 찔렀다.


[ 치유 ] / [ 권고 ]


행동 지침은 무의미했다. 그의 영혼은 이미 부서질 대로 부서져 있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살아도 괜찮다는 허락, 단 한 번의 위로였다. 그의 떨리는 손이 [치유] 버튼을 눌렀다.

김기사는 사이렌 불빛이 번쩍이는 응급실을 응시하며, 현우의 존재 자체를 긍정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살아남은 것은 죄가 아닙니다. 남겨진 자의 진짜 비극은, 과거의 시간에 갇혀 현재의 자신마저 죽이는 것입니다. 당신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습니다. 그것이 당신이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입니다.”


‘당신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습니다.’

현우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규칙적인 심장의 박동.

그날 이후 잊고 있었던, 자신이 살아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그는 죄책감이 아닌, 살아있다는 감각에 집중했다. 차에서 내린 그는 더 이상 응급실 입구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그곳을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그날의 끝이자, 자신의 남겨진 삶이 시작된 곳을.


이별택시는 악몽에서 깨어나기로 결심한 한 영혼을 뒤로하고, 다시 도시의 밤 속으로 스며들었다.


끔찍한 악몽의 끝은 저절로 오는 아침이 아니라,
눈을 떠야만 한다는 용기 있는 결심에서 시작된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