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자존감을 높이고 내 편으로 만드는 피드백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너무나 유명한 말이죠. 하지만 칭찬을 잘못하면 고래가 춤은커녕 멀미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어우, 김 대리 오늘 옷 예쁘네?”, “역시 우리 에이스, 일 처리가 빠르네!”
흔히 하는 칭찬들입니다. 나쁜 말은 아니죠.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선 어떨까요?
외모 칭찬은 때로 부담스럽거나 성희롱으로 오해받을 수 있고, "일 처리가 빠르다"는 칭찬은 '다음에도 빨리 해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영혼 없이 던지는 "잘했어, 최고야"는 오히려 "내 결과물만 보고 있구나"라는 씁쓸함을 남기기도 합니다.
진정한 칭찬은 사탕발림이 아닙니다.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성장을 북돋아 주며, 나와의 관계를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칭찬해야 할까요?
박상미 교수는 '칭찬의 1:9 법칙’을 제안합니다. 우리가 흔히 주목하는 '결과’에 대한 칭찬은 10%만, 나머지 90%는 그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과 '노력’에 쏟으라는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 1등 했네? 축하해!”
이 말은 달콤하지만 휘발성이 강합니다. 1등을 못 하는 순간 칭찬도 사라질 테니까요. 대신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1등 축하해. 그런데 나는 네가 지난 한 달간 야근하면서 자료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하던 그 모습이 더 감동적이었어. 남들 다 포기하고 싶어 할 때 끝까지 붙잡고 있던 끈기가 결국 이런 결과를 만든 거구나.”
이런 칭찬을 들으면 상대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 이 사람은 나의 화려한 결과물뿐만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땀방울까지 알아봐 주는구나.’ 자신의 노력을 깊이 이해받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당신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축하를 넘어선, 인간적인 연대감을 형성하는 순간입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볼까요? 박상미 교수가 전하는, 하버드 연구 결과 압도적 1위를 차지한 최고의 칭찬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질문입니다.
“도대체 비결이 뭐예요?”
이 짧은 질문에는 엄청난 힘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 상대의 성취를 진심으로 인정한다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둘째, 상대를 나보다 한 수 위, 배울 점이 있는 스승의 위치로 올려줍니다. 셋째, 자신의 노하우를 말할 기회를 줌으로써 상대의 자존감을 극대화합니다.
“김 대리, 이번 기획안 진짜 좋더라.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했어? 평소에 무슨 공부를 하는 거야? 비결 좀 알려줘.”
이 말을 들은 김 대리의 뇌에서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폭죽처럼 터집니다. 신이 나서 자신의 노하우를 설명하겠죠. 그러면서 생각할 겁니다. ‘이 팀장님은 나를 진짜 인재로 생각하는구나.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도와드려야지.’
당신은 칭찬 한 마디로 유능한 부하 직원의 충성심을 얻고, 덤으로 그의 노하우까지 배우게 되는 셈입니다. 밑져야 본전이 아니라, 남는 장사도 이런 남는 장사가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이 늘 칭찬만 할 수는 없죠. 쓴소리, 즉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피드백 샌드위치’입니다. 맛있는 빵 사이에 쓴 약을 끼워 넣어 삼키기 좋게 만드는 기술이죠.
구조는 간단합니다. 칭찬(빵) - 핵심 지적(패티) - 격려(빵)의 순서입니다.
1단계(칭찬): 먼저 상대의 장점이나 고생한 점을 인정하며 마음을 엽니다.
“박 주임, 이번 보고서 자료 조사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 데이터 정리가 아주 깔끔하더라.”
2단계(핵심 지적): 고쳐야 할 점을 명확하지만 감정을 섞지 않고 전달합니다. '너는 이게 문제야’가 아니라 '이 부분만 보완하면 좋겠다’는 뉘앙스여야 합니다.
“그런데 결론 부분에서 우리 팀의 제안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으면 좋겠어. 지금은 현황 분석에만 너무 치중된 느낌이 들어서.”
3단계(격려): 미래지향적인 기대로 마무리합니다.
“이 부분만 보완되면 정말 완벽한 보고서가 될 것 같아. 박 주임 역량이면 충분히 잘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이렇게 말하면 박 주임은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 장점을 알아주는 상사가 나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조언해 주는구나’라고 받아들입니다. 비난이 아닌 코칭이 되는 순간입니다.
칭찬과 피드백은 결국 관심에서 나옵니다.
평소에 상대를 관찰하지 않으면 구체적인 과정 칭찬도, 비결을 묻는 질문도 나올 수 없습니다.
오늘부터 마음속에 '칭찬 통장’을 하나 만들어보세요.
동료가 커피를 타 돌렸을 때 “잘 마실게” 대신 "어쩜 이렇게 물 조절을 잘해? 비결이 뭐야?"라고 너스레를 떨어보세요. 후배가 작은 성과를 냈을 때 “수고했어” 대신 "네가 그동안 고생한 거 내가 다 봤잖아. 정말 멋지다"라고 어깨를 두드려주세요.
그 사소한 말들이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 당신이 힘들고 지칠 때 든든한 이자가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팀장님 덕분이에요”, "제가 도와드릴게요"라는 따뜻한 말들과 함께 말이죠.
말은 메아리 같아서, 내가 보낸 예쁜 마음은 반드시 더 예쁜 모습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