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는 사람들, 어니스트 시즌2
“진실은 때로 가장 아름다운 선율 속에 숨어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문화 재단 이사장인 마에스트로 강성훈. 그는 '음악계의 성자’로 불리며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섰다. 그가 이끄는 '뉴 월드 필하모닉’은 매년 자선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선율 뒤에는 추악한 불협화음이 연주되고 있었다.
강성훈은 재단의 후원금을 횡령해 도박 자금으로 탕진했고, 재능 있는 신예 연주자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거나 노예 계약으로 옭아맸다. 반항하는 단원에게는 업계에서 매장하겠다고 협박했다. 그의 지휘봉은 예술의 도구가 아니라 권력의 회초리였다.
어니스트의 이번 타겟은 명확했다. 강성훈의 횡령 장부와 피해자들의 증언을 확보하는 것.
작전명 '피날레'.
D-Day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강성훈의 지휘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였다.
리허설이 한창인 대기실. 강성훈은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어 넘겼다.
“완벽해. 오늘도 전석 매진이야.”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첼로 수석 연주자가 들어왔다. 그녀는 어니스트의 멤버가 아닌, 실제 피해자 중 한 명인 지민이었다. 강성훈에게 협박당해 억지로 무대에 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사장님... 저, 오늘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지민아, 내가 말했지? 무대에서 쓰러져 죽더라도 활을 켜라고. 네 유학비 대준 게 누구지?”
강성훈은 지민의 어깨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네 부모님 시골 집, 경매 넘어가게 해줄까? 나가서 준비해.”
지민은 눈물을 삼키며 대기실을 나갔다. 문밖에서 청소부 복장을 한 남자가 그녀에게 조용히 쪽지를 건넸다. 오스카였다.
‘당신의 연주는 멈추지 마세요. 악보만 바꿔치기하면 됩니다.’
공연 시작 10분 전. 강성훈은 지휘대에 올랐다. 3천 명의 관객이 숨을 죽였다.
첫 곡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자, 시작해 볼까.”
강성훈이 지휘봉을 들었다.
과광! 꽈광!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1악장이 끝날 무렵, 강성훈의 인이어 이어폰에서 낯선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치직... 지직...
“아, 아. 마에스트로. 들리십니까?”
강성훈은 멈칫했다. 방송 사고인가? 그는 무시하고 지휘를 계속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점점 선명해졌다. 변조된 기계음이었다.
“당신의 지휘, 박자가 좀 안 맞는군요. 횡령한 돈 세느라 손이 떨리시나?”
강성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는 주위를 둘러봤지만, 단원들은 악보에 집중하고 있었다. 관객들도 눈치채지 못했다. 오직 그의 인이어를 통해서만 들리는 목소리였다. 이것은 서연이 해킹한 무선 주파수였다.
“누구야! 당장 꺼!”
강성훈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2악장은 좀 느리게 가볼까요? 당신이 성추행한 플루트 연주자의 흐느끼는 소리처럼.”
끼이익-
갑자기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단원들이 연주를 틀린 게 아니었다. 공연장 스피커에서 미묘하게 음정이 어긋난 소리가 섞여 나오고 있었다. '음향 심리학’을 이용한 공격. 관객들은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뭐야? 소리가 왜 이래?”
“지휘자가 실수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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