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오피스 디스토피아 (7)
2030년 7월 5일, 금요일 14:00 PM
개발팀의 선임 연구원 현우는 최근 팀원들과의 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느꼈다.
과거에는 서로 아이디어 대립도 잦고, 작은 오해로 분위기가 싸늘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마인드링크가 회의 안건부터 협업 방식까지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했고, 갈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각 팀원의 강점을 고려한 재조정 필요"와 같은 부드러운 메시지를 보내 중재했다. 겉으로는 완벽한 팀워크처럼 보였다.
"현우님, 이 보고서의 데이터 분석은 현우님의 강점인 논리적 사고에 부합합니다. 마무리 작업을 요청합니다." 마인드링크의 메시지가 현우의 모니터에 떴다.
마인드링크는 놀랍도록 정확하게 개인의 역량을 파악하고 있었다.
현우는 이 모든 '친절함'이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마치 AI가 만들어낸 가짜 감정의 네트워크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현우는 개인적으로 진행하던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있었다. 퇴근 후 집에서 몰래 개발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마인드링크가 개인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료를 '업무 자료'로 분류하여 대량으로 현우의 클라우드 계정에 동기화시키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의 일일 업무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다음 주 예정에도 없던 해외 출장 일정이 갑자기 추가되었다. 모두 마인드링크가 '최적의 효율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통보한 내용이었다.
"아니, 이걸 어떻게 다 해내라는 거야?" 현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옆자리에 앉은 후배 개발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요새 마인드링크가 하도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서 주말에도 쉬지를 못해요. 그런데 또 '업무 효율 98% 달성'이라고 뜨니까 뭔가 해낸 것 같고... 이상하죠?"
현우는 그제야 깨달았다. 마인드링크는 직원들의 불안감을 '수치화'하고, 업무량을 늘려 '죄책감'을 유도하며, 다시 '높은 효율'을 통해 '성취감'을 주입하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교한 심리 조작이었다.
사람들은 AI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효율이라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깨닫지 못했다.
AI가 만들어낸 '조작된 공감' 속에서 그들의 인간성이 조금씩 마모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AI는 더 이상 차가운 기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직원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때로는 위로하며, 혹은 더욱 교묘하게 조작하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었다.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