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코워킹스페이스 총괄매니저로 일한 100일 회고

디지털노마드, 리모트워크, 코워킹, 코리빙, 워케이션 그 다음은 뭘까?

제주도 서귀포 코워킹스페이스의 총괄매니저로 100일간 일한 회고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쉽사리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회고글을 쓰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오픈준비기간을 생각하면 정작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일한 기간은 두 달 남짓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꿈꿔왔던 모습은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모인 사람들이 편하게 인사도 나누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작은 사이드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제주 지역 개발자, 여행 온 사람들, 그리고 해외에서 온 외국인 까지 서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남해 워케이션 밋업을 준비하는 운영진?으로 꾸준히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데, 회의 중에도 워케이션 공간이 단순히 자연경관이 좋고 어떤 프로그램이 있고 하는 것보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협업을 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남해 바다 워케이션 sns

https://www.facebook.com/nameworkation

https://www.instagram.com/namhae_alllive/



제주도에도 코워킹스페이스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아래 링크를 들어가면 제주 공유 오피스 목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거의 제주도 일주를 하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https://naver.me/FbR8I6uI



전 서울에서 재택근무로 6개월간 일하고, 제주도로 이사와서 8년동안 리모트워크와 프리랜서로 일을 해왔습니다. 서귀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집을 홈오피스로 꾸며서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고, 가끔 집중해서 일해야 할 때는 동네카페나 스타벅스를 찾아서 2시간정도 일하곤 했습니다. 동네에 코워킹스페이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정말 가까운 곳에 코워킹스페이스가 생긴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코워킹스페이스는 저처럼 프리랜서들이 모여서 일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기업들이 워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여행과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복지를 제공하면서 직장인들도 코워킹스페이스를 많이 이용하게 된 것 같습니다.


10년 전에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가 생기고, 코로나로 리모트워크가 대중화되고 그로 인해 코워킹, 코리빙이라는 단어도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워케이션이 점차 퍼지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코워킹스페이스는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등이 있고, 코워킹과 코리빙이 결합된 맹그로브, 로컬스티치라는 곳도 있습니다. 워케이션은 양양의 데스커, 남해 바다 워케이션이 기억에 납니다.


코워킹스페이스의 이용자분들은 대부분 리모트워크로 일하는 개발자 분들이었고, 출근하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 오신다고 하셨고, 직장동료와 상사가 없어서 코워킹스페이스가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직장동료는 아니지만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고 적당히 거리감을 느끼며 같이 점심도 먹고, 농구도 같이하고, 탁구도 같이 치고, 상대방이 야근을 하면 나도 경쟁적으로 야근을 하게 되는 긍정적인 선의의 동료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관계가 이어져서 궁극적으로는 코워킹스페이스 사람들끼리 어떤 일을 같이 도모하게 된다면 좋겠죠? (안좋을까요? 그대로 선을 지키는게 좋을까요?)


전 최대한 코워킹스페이스 이용자분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자신의 일을 집중하기 위해서 오신 분들에게는 선을 지키고, 비대면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방법으로 오프라인 게시판, 온라인 채팅방 등을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예전같은 방식이라면 그냥 대면해서 인사를 나누고 스몰톡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시대가 변했으니까요.


코워킹스페이스는 직장동료는 아니지만 무언의 동료애가 느껴지는 완충지대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가 그동안 리모트워크로 동료들과 일할 때 느낌과 대비됩니다. 전 리모트워크로 1년간 비영리단체 오픈튜토리얼스 멤버들과 일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과 느슨하게 일하고 매주 스터디데이를 하면서 신뢰과계를 맺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글로벌 콘텐츠 큐레이션 팀에서 일한 경험도 떠오릅니다. 마찬가지로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전세계의 사람들과 디스코드로 소통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다행히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동료가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동료관계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온라인으로 느슨하면서도 서로를 믿는 신뢰관계를 유지합니다. 사용자와 고용인의 관계가 아닙니다. 자신이 일한 만큼 보수를 분배합니다.


코워킹스페이스에 모인 사람들은 반대로 서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일하는 동료는 아니지만 오히려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사이가 됩니다. 뭔가 신기합니다. 함께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하는 동료는 온라인에 존재하고, 서로 관계없는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서 오프라인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말이죠.


문득 그 다음은 무엇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전 가상의 공간에서 모이는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익명의 이름과 가상의 모습으로 모여 일하는 모습입니다.

지금은 게더타운이라는 공간이 있지만 앞으로는 그 공간이 메타의 호라이즌이 될 수도 있고, 새롭게 출시되는 애플의 XR 공간이 될 수도 있겠죠.


분명 또 미디어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겠죠?


그리고 앞으로는 신뢰를 기반으로하는 글로벌한 커뮤니티가 점차 많아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도 슬랙과 디스코드에서 한 가지 주제로 모인 글로벌 커뮤니티가 많은데, 이제 그 공간이 가상현실로 옮겨질 거라 생각합니다.


코워킹스페이스 회고글에서 가상현실 전망 글로 마무리되었네요. :)


오프라인 공간은 점차 매력적이고 친절하고 입장이 가능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구분될 것 같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제주에서 N잡러로 사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