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T 게임 제작기 3
이 게임은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평범한 직장인의 일주일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보고서 실수, 동료와의 어색한 관계, 엄마의 전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순간들 속에서 주인공은 과거의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지 않으려 애쓴다.
플레이어는 그 익숙한 상황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하게 되고, 매 요일마다 선택을 내리게 된다.
이 게임은 이야기를 읽으며 매 순간 선택을 내리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인공의 하루를 따라가며, 매일 네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같은 상황이라도 선택에 따라 이어지는 결과가 달라지고, 여러 번 다시 플레이하며 다른 선택을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한 번 결정한 선택을 되돌릴 수 없지만,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에서는 다르게 적용된다. 현실에서는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사고방식을, 안전한 환경에서 실험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CBT에서 말하는 행동 실험에서 착안한 구조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관찰자의 위치에 서게 되는데, 내 이야기를 직접 겪을 때는 감정에 휩쓸리기 쉽지만 주인공의 이야기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공의 내면 독백인, "모두가 나를 무능하다고 생각할 거야" 혹은 "어차피 이해 못 하실 거야" 처럼, 우리가 무심코 하는 비이성적인 생각들을 보며 플레이어는 의아함 혹은 공감과 함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지금이 정말 절망적인가?"
"내가, 혹은 주인공이 바꿀 수 있는 사실은 무엇인가?"
내 이야기였다면 감정에 휩쓸렸을 장면을, 주인공의 이야기로 한 발 떨어져 바라보는 것.
CBT에서는 이를 객관화라고 부른다.
메인 스토리의 선택지는 "지금 나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행동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엄마에게 솔직하게 말할지,
아니면 복잡한 문제에서 도망칠지.
플레이어는 감정적으로 편한 선택과 자신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선택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걸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일주일의 이야기가 끝나면 에필로그가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결과 화면을 통해 자신의 선택이 어떤 사고 패턴을 이루었는지 확인하게 되는데, 거창한 진단이 아니라 "나는 어떤 사고방식으로 선택해왔는가"를 가볍게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구체적인 결과 화면은 아직 개발 중이지만, 플레이어가 부담 없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