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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기 초보 Jul 15. 2022

<올리브 나무 사이로> 리뷰

영화는 현실이 되고, 현실은 영화가 된다.

이 모든 것은 영화다. 호세인이 테헤레를 짝사랑하는 것도, 그들이 주연이 되는 영화를 찍는 것도. 하지만 현실은 계속 해도 영화를 스며 든다. 그 곳에서 지진이 일어난 것도 사실이고,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찍은 것도 사실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영화라는 것에서 시작한다. 케샤바르츠 감독은 카메라를 향해서 이야기를 한다. 심지어 극중 감독의 이름과 실제 배우의 이름은 같기까지 하다. 노골적으로 배우지만 감독을 하면서 현실과 영화는 섞인다. 비전문배우를 즐겨 쓰는 감독의 성향을 생각한다면 현실은 더욱 영화가 된다. 영화는 현실이 되고. 어느 순간 현실이 영화가 되고 영화가 현실이 되는 것일까? 이름은 갑자기 기억 안나지만 극중 스크립팅 역할을 하는 여성 분이 차를 타고 마을로 들어가는 장면일 것이다. 차를 바라보는 1인칭에서 시작한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한 선생님과 대화하는 장면. 그 장면이 끝나는 영화의 시점을 보여준다. 테헤레의 집에서 테헤레의 할머니와 이야기하는 장면. 영화 속에서는 현실이다. 영화를 찍기 위한 현실.  그리고 호세인 캐스팅 된다. 테헤레를 짝사랑하는 호세인 둘의 관계는 영화와 현실을 넘나든다. 그리고 그 사이를 스며 드는 지진이라는 영화 속 현실 너머 진짜 현실까지 영화에 개입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지진의 상흔들. 영화는 무너진 담벼락을 보여주고, 학교가 없어서 천막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보여 준다. 무너진 집을 다시 짓고 있는 모습까지 영화는 영화 속의 현실을 넘어 그렇게 진짜 현실까지 보여 준다. 영화는 현실의 슬픔을 보여 준다. 테헤레의 할머니와 호세인의 숲 속에서의 대화.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영화 촬영 현장의 모습은. 테헤레의 할머니도 극 중 극의 등장인물일까? 아니면 영화 속 등장인물 중 하나 일까 모든 것은 헷갈린다. 영화 속 영화는 호세인의 말 속에서 진짜 현실도 보여 준다. 영화 속 극의 극 중 이름도 둘은 호세인과 테헤레라는 면에서 현실은 더욱 영화가 된다.  65명이 죽었다는 영화 속 대사와 호세인이 25명이 죽었다고 하는 대사. 테헤레의 '씨'를 붙이는 대사까지 영화 속 현실, 아니 진짜 현실일지도 모르는 상황들은 그렇게 영화 속 영화에 개입된다. 지그재그의 언덕길을 오른다. 말은 없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이다. 인생이라는 지그재그의 언덕길을 오르는 그들. 영화를 찍지만, 현실을 찍고 있기도 하다.  같은 장면은 계속  NG가 나고 촬영이 반복된다. 영화가 반복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생은 반복된다. 지진으로 모든 것이 사라진 그 곳 그래도 인생은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마지막 롱테이크에서 테헤레의 대답은 들리지 않는다. 그저 멀리서 다시 언덕을 향해 오는 호세인만 보인다. 인생은 그렇게 답이 없을지도 모른다. 현실도 영화도 정확한 답이 없을지도 모르고. 그저 영화가 현실이고 현실은 영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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