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한국의 맛 그리고 한국인의 DNA

마늘 없이 한국 음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by Solynn

알싸하고 톡 쏘는 맛과 향을 지닌 마늘은 거의 모든 한국 요리에 사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향신료를 넘어 음식의 풍미를 북돋아주며, 강력한 살균 효과, 각기병 예방, 노화 방지, 체력 보강, 빈혈 완화 및 저혈압 개선 등 다양한 효능까지 지녔다. 심지어 한국의 건국 신화에서조차 마늘은 곰을 인간으로 변하게 하는 신비로운 기능을 가진 존재로 등장한다. 게다가 서양에서는 드라큘라를 물리치는 재료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니, 이쯤 되면 거의 만병통치약이라 해도 될 듯하다.


출처 : https://www.diagram.com.ua/info/plants/plants588.shtml
고대부터 인간과 함께한 향신료

수선화과에 속하는 마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또는 이집트로 추정된다. 생강과 마찬가지로 인류가 오랜 시간 섭취해 온 향신료 중 하나다.

1922년 투탕카멘의 무덤이 발굴되었을 때, 보물과 함께 마늘이 발견되었다. 왕을 질병과 악령으로부터 지켜주는 상징적 의미였을 수도 있고, 고대 로마의 전사들과 그리스 올림픽 선수들이 체력 향상을 위해 경기 전 마늘을 섭취했다는 기록을 떠올리면, 실제로 에너지원으로서도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나저나 마늘이 수선화과 식물이라는 걸 알았을 때, 적잖이 놀랐다. 그동안 마늘은 언제나 먹는 대상이었지, 꽃이 피는 식물이라는 사실조차 떠올려 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 익숙한 것들도 낯선 면을 품고 있다는 게 향신료의 매력이 아닐까.




마늘이라고 다 같은 맛일까?

전 세계적으로 약 700여 종이 존재하는 마늘은 그 수만큼 맛과 향도 제각각이다.

마늘은 일반적으로 월동 전후 싹이 트는 시점에 따라 한지형(Hardneck)과 난지형(Softneck)으로 구분된다. 이름 그대로 난지형은 온난한 기후에서, 한지형은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된다.

1ec45f6ac4a59427a683d69656196f19.jpg 출처 : https://www.groworganic.com/blogs/articles/growing-garlic-whats-the-difference-between-softneck

한지형 마늘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단단한 비늘줄기를 가진 형태로, 맵고 강한 풍미가 특징이다. 서산, 의성, 단양, 삼척 등 중부 내륙 지방에서 주로 재배된다. 반면 난지형 마늘은 비늘줄기가 더 많이 갈라지고 매운맛이 덜해 비교적 순한 편이다. 저장성은 약하지만, 꽃대가 길어 ‘마늘종’으로도 활용되며 남해와 고흥 같은 남부 지역에서 자주 재배된다. 이처럼 기후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자라는 마늘은, 국내에서도 재래종은 물론 중국,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 외국 품종까지 뒤섞여 재배되고 있다.


마늘의 품종과 재배 지역에 따라 풍미와 매운맛이 이렇게 다르다니, 새삼 놀랍다. 물론 매운맛이 덜하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부드러운 매운맛 덕분에 다양한 음식에 더 잘 어울릴 수도 있다. 다만 마늘 특유의 강렬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입 전 재배지를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마늘을 자세히 들여다본 건 처음이다. 그저 다 같은 마늘이라고만 여겨왔던 것 같다.


단면도, 맛도, 자라는 지역도 이렇게 다르다니. 마늘 하나만 봐도 향신료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역성을 품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Reference

Site

https://www.groworganic.com/blogs/articles/growing-garlic-whats-the-difference-between-softneck-and-hardneck-varieties?srsltid=AfmBOooJ4C8Hzv8qjE6sfzwDMssUgxku1olRsvKCzoTHeRnXReIgT3Tq

https://pamlico.ces.ncsu.edu/2024/11/lets-plant-some-garlic/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z/psza/contentSub.ps;jsessionid=IjyS3heFW6SHvCbn2Ej0qR0qtSOGY21E6swcgpiPwBsqAaa5M0ycX1dfs1cBYFxt.nongsaro-web_servlet_engine1?menuId=PS03796&pageIndex=1&pageSize=10&sSeCode=374001&cntntsNo=101938&sDetCode=&sType=sCntntsSj&sText=

https://www.usc.go.kr/garlicmuseum/page.do?mnu_uid=1560&

https://uiseong.grandculture.net/uiseong/toc/GC05201300

https://www.ars.usda.gov/midwest-area/madison-wi/vegetable-crops-research/docs/simon-garlic-origins/

https://gilroygarlic.com/blogs/news/a-brief-history-of-garlic?srsltid=AfmBOoptRHgKm14yxLQiLL4QxuFrlQmRCUweB9gROLszAo3oFZGp_USy

https://ail-echalote-certifie.org/en/history-health-benefits-garlic/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7302

https://www.diagram.com.ua/info/plants/plants588.shtml


Book

최수근, 최혜진, 셰프가 추천하는 54가지 향신료 수첩, 우듬지, 2011.

Philippe Chavanne, Épices Miracles, Édition Artémis, Chamalières, 2021, 128 p.


Article

유승희, 차군수, 김동규, 강민정. 국내산 마늘의 품종별 이화학적 특성 및 흑마늘 숙성 중 품질 변화. 한국식품보존학회지. 2023;30(3):446-458. https://doi.org/10.11002/kjfp.2023.30.3.446

매거진의 이전글생강, 그리고 진저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