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배송 이후 3일간의 모니터링
한 번 말해서 딱- 알아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나부터가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몇 번씩 질문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누군가를 비방할 처지는 못 된다.
약품 배송만 하면 끝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녔다. 배송은 정말 드라이버의 ‘물류 배송’ 일뿐, 활동Activity을 앞두고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할 점이 많았다. 배송 이전, ToT를 통해서 모두 숙지시킨 내용이지만 앞서 말했듯 누가 한 번에 알아듣던가. 대규모 집단 투약Mass Drug Administration이 이뤄져야 하므로 사전에 각 Sub-county supervisor와 한 명의 모니터링 담당자, 기관 직원이 짝을 이뤄서 배송이 완료된 학교들을 직접 방문했다.
학교에 도착하면 배송된 약품을 확인하고, 교장 선생님Head teacher에게 활동 실시 일정을 묻는다. 그리고 ToT를 받은 교사들을 소집시킨 뒤 활동 순서와 주의해야 할 점들(Dose pole 설치 방법, 복용한 학생 체크 방법 등)을 다시 되묻는다. 학생 명부Register book에 학생 이름이 모두 적혀있는지, 충분한 검수표Tally sheet를 갖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한 약품이다 보니 회수 일정도 꼼꼼하게 챙겨야 했다. 인원에 맞는 약을 배부하긴 하지만 Side effect 때문에, 그리고 학생의 그날 컨디션 때문에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일이 물론 발생한다. 따라서 남은 약들은 모두 회수하게 되는데, 이때 검수표Tally sheet와 남은 약의 수량이 맞아야 한다. 아무래도 시골 동네일수록 약이 곧 ‘돈’이 되다 보니 교사들이 나쁜 마음먹지 않길 바랄 뿐이다.
활동Activity 실시 당일에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눈으로 바로 보여지므로 오히려 확인하기 쉬웠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바로 잡아주면 되니까. 대부분 Dose pole 설치와 관련된 문제가 많았는데 위치만 바꾸면 되므로 어렵지 않게 해결됐다. 무엇보다도 보고서로만 볼 수 있었던 '현장'에 직접 나와있는 기분이 비로소 들면서 굉장히 짜릿했다. 여전히 배는 고팠지만 말이다.
사실 활동Activity 마다 나가서 확인하는 점은 정말 천차만별이었다. 이 경우는 주로 사람(교사)에게 확신을 받아내는 일이 많았다면 우물 파는Drilling 현장은, 화장실CLTS을 짓는 현장은 또 달랐다. 아직 교육이나 이해관계자 회의에는 나가보지 못했는데 이번 주에 계획되어 있으므로 천천히 기록해놔야겠다.
(덧붙여 곁다리 감상으로 사람이 움직이는 모-든 요소에는 돈, 결국 사업비가 들어가는 부분이니 정확하게 해야 된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