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될까
엄마에게 꿈이란.
8월도 저물어가는데, 햇살은 여전히 뜨겁다.
여름휴가를 다녀온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 여행 사진을 차례로 넘겨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공원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찍는 걸 유난히 좋아한다는 것을.
언젠가 시간이 허락된다면,
‘The readers’라는 이름의 시리즈를 만들고 싶다.
그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왜 그 책을 선택했는지, 지금은 어느 대목에 머물러 있는지, 그리고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모든 것을 사진과 인터뷰로 담아보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신이 나 마음이 들떴다가, 곧 멈칫했다.
그럴 시간이 나에게 주어질까.
요즘의 나는 그저 매일을 헤쳐 나가기에 급급하다.
언제부턴가 꿈을 꾼 기억이 가물거린다.
한때 푸릇하고 싱싱했던 무언가가, 내 삶에서 희미해졌다.
아기는 보는 대로 배운다.
내 삶이 곧 아기가 바라볼 세상의 통로이자 입구가 된다고 생각하면, 더 멋지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어
자꾸 동동거리고 종종거리며 애쓰게 된다.
그러나 실상은, 삶이 매일 건네는 과제들을 처리하기에도 벅차다.
열매에게 나는 백조처럼 보이면 좋겠다.
수면 아래에서 허우적대는 분투는, 아기가 모른 채 자랐으면 좋겠다.
언젠가 커서 알게 된다면, 엄마 참 고생했겠네,
하고 한마디 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겠다.
나는 영원히 꿈꾸는 엄마이고 싶다.
꿈꾸고 싶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 욕심이 때로는 나를 괴롭힐지라도.
언젠가 ‘The readers’ 시리즈를 찍는 날을 기다리며.
덧. 그날이 오면 꼭 물어보고 싶다.
어느 지점에서 책이 졸음으로 변했는지ㅎㅎ
가슴에 책을 덮고 잠든 사람들을, 나는 꽤 많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