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

왜 마음이 갈까

by 다솜
에픽.jpg 햇살과 고요가 내려앉은 자리


유독 마음이 가는 사진이 있다.

특별한 풍경도 아니고, 특별한 이야기가 담긴 것이 아닌데도.


이 사진이 그렇다.

왜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출산을 한 해의 여름이었다.

“아기가 더 크면 너희 둘 다 여행은 힘들 거야.”

친정엄마가 아기를 맡아주겠다며 등을 떠밀었고,

남편과 나는 그렇게 여행길에 올랐다.


엄마와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내 마음은 복잡했다.


니스 근처 작은 도시, 빌프랑슈쉬르메르.

계단이 많아 오르내리다 지쳐 있었고,

배는 고팠지만 미리 식당을 알아보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한참을 망설였다.


결국 들어간 식당은 이미 만석이었다.

시원한 실내를 원했지만 남은 건 야외 자리뿐.


배고픔에 밀려 앉았지만 맛은 기대에 못 미쳤다.

관광지의 비싼 토마토 파스타였다.

그러다 절반쯤 먹었을까.

옆 테이블의 시끌벅적한 일행이 떠나자

자리엔 고요가 내려앉았다.


그 순간, 뭔가에 홀린듯 텅 빈 테이블을 카메라에 담았다.

찰나의 고요 속에서

그때만큼은 엄마와 아기에 대한 미안함도,

맛없는 파스타에 대한 아쉬움도

모두 잊을 수 있었다.


아마 그래서 이 사진이 좋나 보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사진을 좋아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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