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한숨을 돌리니 여름이 갔다. 훅 들어오는 창문 밖 빗물이 말해주듯 울다 지친 나에게 주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태풍이 몰아치듯 감정은 늘 변화무쌍했다.
천고마비, 그것은 나의 머리를 살찌게 한다. 평일에 도서관에 가 본다. 더 많은 책들과 더 많은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다. 백수인 아무것도 없던 빈주먹의 나에게 돈을 쓰는 법을 가르쳐 준 이들은 나를 끝까지 일으켜주었다.
추운 겨울이 온다. 이불속에만 있던 나는 궁둥이를 내밀고 두 눈을 가린 숨바꼭질을 하던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철없이 징징거린 나를 이제서야 이해한다. 이성적으로 나는 일어섰으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이미 마음이 사르륵 녹아버렸다. 꽃들마저 바람에 한들한들 날리는 봄이 그리워진다. 한 바퀴 넘어가는 이 계절, 봄이오면 그랬듯 다시 만물이 소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