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h My Life

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하면 유죄?

_공감못하는디제이가 유죄!

by somehow

자주 듣는 아침 음악방송.


디제이도 유명한 배우다.


오늘 아침 장보러 갔다오는데,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어떤 사연 하나를 소개하면서 자신은 남의 사랑얘기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뒤이어 사연 하나를 더소개한다.

그 내용은 이렇다.


"40년전 미팅에서 만났던 여인이 생각난다."


그것을 읽은 다음 디제이의 반응이 뜻밖이다.

"40년 전에 미팅을 했으면 대충 20대였을테고. 그렇다면 지금은 적어도 60대정도 되신 분일텐데..."하면서

"ㅎㅎ"웃는다.

실없는 얘기에 놀리듯 웃는다.

그러면서,

"하. 참 재밌으신 분이네.."어쩌고하면서

"부인이 들으면 서운해할텐데, 40년전 처음 만났던 사람을 아직까지 잊지 못하고 있으면 어떡하느냐"는식으로..전혀 공감 못하겠다는투로 말을 맺는다.


나는 그 순간 그 디제이에게 실망했다.


사연을 보낸이의 짐작되는 나이가 60대라면, 자신보다 한두 살 위도 아닌 사람에게

'재밌으신 분이네.'라고밖에 할 수 없는 걸까.


내가 들을 때는, 적어도 그 자신 가장 순수하던 시절에 가슴 설레이며 만났을 누군가를 40년 후에도 문득 그리워할 정도라면, 그는 무척 낭만적인 사람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디제이가 "아 정말 로맨티스트시로군요!"라고 했으면 더 듣기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그 사연을 보낸이가 그 옛날의 어떤 인연에 대해 떠올린다고해서 불륜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자기만의 지나간 청춘을 떠올리고 아름다운 추억에 잠시 젖어보는 것이 그렇게 비웃음을 살만한 일인가 말이다.


몸은 늙고 저물어가도 정신은 여전히 그자신 가장 열정적이고 아름다웠던 시간에 머물고자 하는 것이 인간아닌가.


아무리 실없는 농담같은 싸구려 감상에 젖은 사연을 보내더라도 디제이는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고 공감하려는 관심과 노력을 보여야 하지않을까.


그것이 프로패셔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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