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가장 순수한 떨림
° 앓이 °
어릴 적, 나는 자주 아팠다.
감기로, 알 수 없는 복통으로, 때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갈망으로…
그럴 때마다 학교의 창틀에 턱을 괴고서
먼 산에 의해 지워진 길을 멍하니 바라보며,
혼자만의 별을 떠올리곤 했다.
그 별은 멀고, 고요하기에 슬픔의 색을 띠고 있었다.
누구도 건너지 않는 하늘 저편,
그곳에는 나만의 숨결과 그림자가 머물고 있었다.
언젠가부터인가 그 동경을 ‘앓이별’이라 불렀다.
아픔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그 별에 가 있었다.
현실의 어지러운 소음에서 벗어나
적요한 내면의 빛으로 향하여
몸이 아니라 감정이 앓는 그 별에서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앓이별은 ‘앓는 자’만이 다다를 수 있는 경계이다.
나는 넘어지고, 흔들리고, 갈망하며 그곳에 닿는다.
고통의 틈에서 언어는 싹을 틔우고,
슬픔의 바닥에서 문장은 선(線)이 되어 빛을 발한다.
나는 그 별에서 그림을 썼고, 시를 그렸다.
눈물은 잉크가 되고,
무너진 숨은 꽃철사처럼 떨리는 선이 되었다.
그렇게 내 언어는 앓음으로부터 태어났다.
말이 부서지고 침묵이 내려앉은 그 자리에서
문장과 그림이 피어난다.
사람들은 앓는 것을 피하려 한다.
하지만 나는 ‘앓음’이야말로
존재의 가장 순수한 흔들림이라 믿는다.
그것은 병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진동이다.
그 진동이 사라지면,
나는 더 이상 쓰지 못하고, 그릴 수 없을 것이다.
앓이별은 내 존재의 진원지이며, 창작의 뿌리이다.
모래는 눈물로 젖어 있고,
하늘은 고요히 꿈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별
나는 지금도 앓으며 항해한다.
그곳에는 별나라의 토끼가 있다.
그는 상처의 무늬를 꿰매며,
잊힌 꿈의 조각을 하나씩 빛으로 엮는다.
나는 그 토끼를 따라 별의 언어를 배웠고,
마침내 앓음이 빛이 되는 법을 깨달았다.
그 경계 저편에서
나는 진짜 나를 만난다.
그리고 다시, 언어가 되어 돌아온다.
앓이별은
나의 내면에서 태어난 별이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간 자가 발견하는 빛의 장소이다.
‘앓이별’은 나의 내면에서 태어난 별이다.
이 별은 고통을 피하지 않고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간 자가 발견하는 빛의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