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자기소개①] 평범한 일상을 꿈꿨던 10대 이야기
나는 지극히 평범하다. 사회적 지위, 경제 수준, 학력 등 모든 면에서 그렇게 뛰어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평범한 시작을 이루고 영위하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다만 30여 년 동안 "평범"을 꿈꾸며 이루어내었으나 지루함을 느끼게 된 요즘, 어떻게 지내온 것인지 어떻게 지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딱 그런 시기가 된 듯한다.
왕따는 아니나 그렇다고 친구도 많지 않았던 중학교 시절
어떻게 보면 소위 왕따였을까. 운동신경도, 사교성도 없던 아이가 그나마 조용히 평범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그나마 학습적으로 모범생 축에 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에서 입담이 뛰어나서 인기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 스스로 기준을 잡고 주위에 휘둘리지 않으며 살 수 있는 강한 마음가짐이나 자신감도 없었으나, 그나마 "착한 애" 또는" 공부하는 애"로 포장되어 괴롭힘을 받진 않았다. 친구는 그나마 등하교를 같이 할 수 있었던 1~2명뿐이었다. 공부라도 하지 않았다면 그 당시 소위 일진들에게 괴롭힘 당하며 울며 지내지 않았을까 싶다. 공부를 한다고 해서 그렇게 뛰어났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중학생 때는 반에서 1등을 해본 적이 없다. 1등, 3등, 4등 셋이 알아서 엎치락뒤치락 경쟁했고 나는 꾸준히 2등이었다.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난 못하진 않았지만 최고로 뛰어난 학생이 절대 아니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난 역시 뛰어나진 못하고 평범할 수밖에 없음을 느낀 고등학교 시절
내 고등학교 시절은 그나마 스스로 생각이란 걸 하게 되었다고 여기는 시기다. 예전 표현으로 국영수를 잘해서가 아니라 그 외 잡다한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덕에 흔히 말하는 특목고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이때까지도 난 스스로 평범한 학생이라 생각할 때이다. "특목고"라는 단어로 나름 뛰어났다고 포장받기에는 너무나 애매한 위치였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성적에서 못난 편은 아니었지만 잘난 애들 사이에 낄 만큼의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로 난 고등학생 3년간 반에서 거의 꼴찌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이때 다짐했다. 무사히 졸업하고 무사히 그저 괜찮은 대학교에 들어가서 적당히 이름 있는 회사 직원이나 공무원이 되어야겠다고. (요즘은 아니겠지만 그 당시만 해도 꿈이 공무원인 친구는 매우 드물었다.)
내 기억 상 10대의 끝은 좋지 않았다. 최악은 아니지만 평범함을 추구해온 입장에서는 실패를 맛보았다. 꾸역꾸역 해온 공부는 한계가 있었고 수능은 내 평범한 앞 길을 막았다. 내 10대의 마지막 장면은 영문도 모른 채 부모님 차에 태워져 상경하는 모습이다. 수능이 끝난 어느 날 집에 돌아오니 내 모든 짐은 이미 아버지의 자동차 트렁크에 있었고, 난 영문도 모른 채 차에 타고 있었다. 타지의 재수학원으로 끌려가는 것조차 모른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