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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won Dec 05. 2024

GD의 MAMA 무대는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

GD의 MAMA 무대는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 특히 HOME SWEET HOME은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어깨춤이 절로 날 정도로 설레임을 주는 음악이었고, 무대를 씹어 먹는 3인방의 모습을 보면서 "아, 이게 빅뱅이었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렇게 무대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유퀴즈, 집대성 등에서 GD가 출연한 영상들을 봤는데 담담하게 말하지만,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가 막연하게나마 머릿속으로 그려지더라. 그래서인지 그 모든 고통들을 이겨내고 다시 무대에 올라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팬들의 사랑과 전 세계적인 인기로 본인이 생각해도 절대 불행할 수 없는 삶인데 혼자 숙소나 작업실로 돌아갈 때면 공허함을 느꼈다고 말하는 부분과 6살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수십 년을 GD로 살았는데 서른 즈음에 그동안 내 삶에서 GD가 아니라 권지용으로 산 게 몇 년 안 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부분은, 나 따위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그래도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살다 보면 우리는 가끔씩 이 광활한 우주에서 나 혼자 남겨져 있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사람들로 둘러싸여도 그 안에서 고독함을 느낄 때가 있고, 아무리 성과가 좋고 퍼포먼스가 좋아도 허전함과 허탈함이 덮칠 때도 있고. 


그리고 이런 감정과 공허함은 업앤다운이 큰 삶일수록 여파가 더 클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와 환호가 영원히 계속될 수 없고, 조금만 주목을 받아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생기기 마련이니까. 내가 실수하고 무너지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계속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팬들이 열광하는 무대를 만들어낸다는 건 그 자체로 위대한 일일 수 있다. 그렇게 영상을 타고 타고 가다가, GD 오피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비하인드 영상을 봤는데 그건 더 충격적이더라. GD는 자기 기준에서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할 뿐 아니라, 무대에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하루 전부터 미리 텐션을 끌어올리더라. "MAMA 잘하려면 오늘부터 흥을 올려야 된다구요"라며.


사람들이 열광할 무대를 만들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을 철저히 준비하는 수준을 넘어, 기분과 감정과 텐션까지 미리 끌어올리며 산다는 것. 그 장면을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GD의 무대를 보며 천재성과 재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쩌면 그 놀라운 무대 뒤에는 자신의 일에 대한 진심과 팬들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반성했다. "나는 과연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 준비를 잘하는 수준을 넘어, 하루 전부터 텐션과 감정과 기분까지 끌어올린 적이 있는가"라고. 또한, 무대를 모두 마치고 내려온 뒤에 스태프분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GD의 모습에서는 왠지 모를 애잔함이 느껴졌다. 곧 다가올 공허함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달까? 


이 과정의 무한한 반복이 아티스트의 삶이라면, 이 모든 걸 뚫어내고 견뎌내며 꾸준히 음악을 한다는 건 정말이지 대단한 일 아닐까?


여담이지만, 무대에서 태양은 안무를 추다 미끄러져서 넘어졌는데, 그것조차 마치 안무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공연을 이어나가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그 또한 하나의 예술처럼 느껴졌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아무렇지 않게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말이다. 


또한, 태양은 '사랑한다'는 말을 '기다려줄게'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는데, 그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홀로 내팽개쳐진 기분이 들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대상과 존재들을 조금씩 늘려가고, 그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기다리고 버텨내는 과정이 우리의 삶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고독함 속에서도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늘려가고, 고통이 따르더라도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기다리고 견디고 버텨낸 순간들이 어쩌면 진정한 내 삶이 아닐까? 아티스트와 창작자는 그 과정을 자신의 마음을 담아 표현하고 그려내고 써내는 존재인지도 모르고. 그래서인지 '지금부터는 계속 활동하겠지만, 항상 멋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GD를 보면서 팬은 아니지만 괜히 응원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 또한 앞으로 남겨진 시간들을 사랑하고, 또 견뎌내고, 버텨내며 살아가야겠지. 그런 의미에서 GD 화이팅, 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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