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가 좋아하는 여행

인생 샷에 점철되지 않는 여행을 꿈꾸다

by 말랑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사람마다'여행을 좋아한다'의 의미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집 밖을 나오는 행위', '현재를 잊게 해주는 곳으로 떠나는 것', '호캉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쉼' 등등.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기준은 집 밖을 나와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은 넓고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은 많으니 일주일 중 2일이라는 시간이 하루하루가 아쉽고 짧게만 느껴진다. 그리곤 하루라도 집 밖을 나서지 않으면 무언가 손해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집 근처 새로 생긴 카페라도 가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나의 성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는 한, 항상 그랬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엔 주말에 혼자 도서관이라도 가야 하고, 대학교 때는 지금처럼 혼자 카페라도 가야 했다. 집은 온전히 ‘쉼’ 그 자체로써의 기능을 하는 공간이었다.


그랬던 내가, 요즘엔 여행에 제대로 집중을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매주 어디로 여행을 할지 sns를 통해서 찾아보곤 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인생 샷이 계속 올라오다 보니 어느샌가 여행의 목적이 저렇게 ‘예쁘게’ 사진을 찍어서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것으로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현상은 더 심해져서 사진이 잘 안 나오는 날에는 여행을 망친 듯한 느낌이 들 정도여서 나에게 약간 실망한 적도 있었다. ‘사진’이 잘 나오지 않으면 ‘여행’을 망쳐서 기분이 좋지 않아 함께 여행 간 사람과의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없게 돼버린 것이다.


사진만 잘 찍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함께 온 사람과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면서 느끼는 그 순간의 감정이 중요한 것인데, 사진 한 장에 여행 자체가 망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니! 사진이 잘 안 나오면 안 나오는 대로 나중에 그 사진을 보면서 ‘이땐 이랬지’ 하며 웃을 수 있는 것인데.


또 언젠가는 ‘인생 샷’을 보고 방문한 곳이 정말 그 구도만 예쁜 공간이었고, 나머지는 볼거리가 하나도 없는 여행지도 있었다. 딱 한 장의 사진으로만 잘 나오는 곳이었던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인생 샷은 예쁘지만 내가 흥미를 가지지 않을 만한 여행지도 있었다.


어떤 여행이 나에게 맞는 것일까? 너무 보여주기 식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여행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서 이번 주말여행 일정을 다시 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