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반려에 감사를
결혼 1주년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점점 빠르게 지나간다고 하는데, 서른이 넘어가는 시점부터 격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얼마 전에는 내 나이가 헷갈려 남편의 나이를 물어보고 ‘나랑 2살 차이니까 내가 지금 서른두 살이구나!’를 깨달았던 웃픈 에피소드도 있었다.
서른 하나에 너무 이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 나이에 결혼을 해서 벌써 1년이 지났다니.
새삼 1년 동안 큰 다툼 없이 살아온 것에 대해 감사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며 첫 번째 결혼기념일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서울 호텔로 호캉스를 다녀왔다.
기념일이 있던 주말에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여러 일정들이 있어서 매우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말 호텔 안에서만 푹 쉬자고 약속을 하고 도착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있었다.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꽃다발과 손수 주문 제작한 케이크.
‘나는 정말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는데’라고 속으로 무척 당황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사람 정말 한결같구나’라는 안도의 마음도 들었다.
사귀기로 한 첫날에도 안겨주었던 꽃다발은 갖가지 기념일마다 내가 알지 못하게 미리 준비해 놓는 센스 덕분에 우리 집에는 항상 꽃 향기로 가득했다.
남편은 섬세한 성격이고 나는 그런 것을 세세히 준비하는걸 매우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남녀가 바뀐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섬세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긴 한다. 아무래도 꽃다발을 받으면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없으니까.
일 년 동안 큰 싸움 없이 지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의견을 나누지 않고 쌓아두는 것’이 될 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물론 30년간 다르게 생활했던 두 명이 만났기 때문에 서로에게 거슬리는 점은 있기 마련. 그럴 때에는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말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나는 원래 맘에 잘 담아두는 회피형인데 남편이 안정형이라 그런가 남편과의 관계에서는 담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좀 쉽기도 하다^^)
내가 가끔 예민한 말투로 말을 할 때면 묵묵히 받아주는 마음.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아플 때 옆에서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마음. 사소한 말들을 기억해 놓는 것. 그런 마음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남편의 작은 단점들이 다 가려지는 것일까.
이 상태로라면 앞으로도 1년이던 10년이던 재미있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