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결국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by Summertime


재주 예(藝) + 재주 술(術)


무엇이 어떠한 가치를 지니느냐에 앞서,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단어의 명확한 정의이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예술은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을 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구성하는 한자를 살펴보면, 예술은 '테크놀로지' 그 자체를 표현하기 위한 단어처럼 보인다. 이는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의미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제시되는 예술의 의미와 꽤나 다른 것 같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매료되어 있었다. 수천만의 인구를 거느렸던 대제국의 황제들은 거대한 선박을 인도양 너머로 보내 ‘아름다운’ 공예품들을 수집하였고, 뛰어난 솜씨를 가진 화가들을 데려다 ’ 아름다운 ‘ 천사들의 그림을 그리도록 시켰다. 그리고 시민들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권력 앞에 충성하고 신 앞에서 무결하고 삶을 반듯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했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은 무척이나 분분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것이 ‘우리의 마음속 깊은 부분을 사로잡고 매료시키는 무언가 ‘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그렇다면 우리 삶에서 예술은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가?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은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기술혁명 이후 세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인류는 수많은 것들을 얻었지만 동시에 수많은 것들을 잃었다. 대표적으로 삶을 고찰하는 능력, 영혼을 깨끗하게 닦는 능력, 그리고 아름다움을 찾는 능력 등이 있다.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상하는 것은 다른 종 아닌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다. 우리는 그것으로 사회적 약속을 맺고 국가를 성립하고 이데올로기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 능력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만 한 것 같지는 않다.


말하자면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그렇다. 인간은 스피드를 얻었으나 반대로 성찰을 잃었다. 효율성을 얻었으나 낭만을 잃었다. 재화를 얻었으나 영혼을 잃었다. 그러나 이렇게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우리의 삶을 잠시나마 멈춰줄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순기능이다.



우선 감상자의 입장에서 예술은 ‘생각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오래된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초월감이 북받쳐 오른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것들을 만들었을까. 그들에게 예술은 어떠한 존재였을까. 이 사람의 세계는 이러하였구나. 나의 세계는 어떠하지?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른다.


또한 깊생이 없어도 멋진 작품을 보면 종종 경외감 등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광활한 우주 속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 자아를 인식하게끔 하는 특별한 것이라서 예술은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술은 현대 사회의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게 해주는 특별한 열쇠. 그것이 바로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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