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
20230329 수요일
by
블레어
Mar 29. 2023
그러니까 원래 계획은 수요일마다 브런치를 쓰는 거였다.
'였다'로 끝나는 건 저번주에 못썼기 때문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것도 아닌데
일주일에 한 번 올리는 블로그, 브런치가 부담이 됐다.
언제나 시작은 호기로운데 끝이 항상 미미하다.
원대한 포부를 안고 시작하지만 미루고, 하지 않는 스스로에게 질려 흐지부지되는 걸음들.
그때마다 얼마나 스스로에게 실망했던가.
고치고 싶어 관련된 책도 읽고 유튜브도 여러 차례 봤다.
다시 열정이 불타오르는 것도 잠깐
현실을 살다 보면 차갑게 덮쳐오는 일상의 조각들로
삶에 구석구석 틈이 생긴다.
틈이 커지고 커져 찢기는 순간을 언제나 허망하게 바라봤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데
내 마음은 갈대인가
왜 이리 풀풀 꺾이는지.
'왜'를 고민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왜 멈출까? 왜 끝을 못 맺을까? 왜? 도대체 왜?
그런 내가 유일하게 진득이 해내는 게 책을 읽고 쓰는 거다.
정확히는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어느덧 1600의 팔로워를 바라보는 계정이 됐지만
1400에서 1500 넘어가는 그 시점이 가장 큰 고비였다.
안 오른다. 진짜 안 올랐다. 오히려 떨어졌지.
뭐가 문제일까?
릴스가 없어서? 카드뉴스 형식이 아니어서? 어그로를 안 끌어서?
예전 글이 더 좋았다던 지인의 말도 생각났다.
의무감이 느껴졌나? 문체가 지나치게 건조해졌나?
남들은 다 금방금방 팔로워가 오르고 수익화도 한다는데
수익화는 무슨, 제자리인데 이게 맞나?
내가 틀렸나.
릴스나 카드뉴스를 고려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끝내 택하지 않은 건 그건 내가 아니었다.
읽고 쓰는 건, 휘발되는 감정, 생각이 아쉬웠다.
나를 변하게 했던 문장들
나를 울렸던 문장들
나를 일으켰던 문장들
그것들을 그러모아 기록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읽고 쓰고 또 읽고 썼다.
그러다 보니 1500을 넘어섰고, 이전에 비하면 꽤나 빠르게 1600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인지라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인정욕구가 없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중요한 건 꺾였어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더니
풀풀 꺾이는 갈대인 줄 알았는데,
굽이굽이 자라나는 소나무인가 보다.
keyword
에세이
생각
12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블레어
읽고 쓰는 사람 / E로 자주 오해 받는 INFJ / Love wins all을 믿으며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
팔로워
30
제안하기
팔로우
물경력과 워라밸 사이에서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