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의 웹: 기술이 지구를 소생할 수 있을까

케런 베이커의 유언

by 소묘

'가이아의 웹 Gaia's Web' - 캐런 베이커의 유언


'Gaia's Web: How Digital Environmentalism Can Combat Climate Change, Restore Biodiversity, Cultivate Empathy, and Regenerate the Earth' (Karen Bakker, 2024)은 디지털 환경주의가 기후 변화에 맞서고,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며, 공감을 함양하고, 지구를 되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한다. 이 책은 캐런 베이커의 마지막 저서로서, 디지털 시대의 도구들을 활용하여 인류가 직면한 환경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그녀의 유언과도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베이커는 인류가 생명과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바이오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그녀의 유언은 이 새로운 시대의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그녀는 디지털 기술이 환경 보호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은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고 , '이동식 해양 보호 구역'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동하는 해양 생물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베이커는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주의를 경계한다. 그녀는 디지털 기술이 감시 자본주의를 심화시키고, 환경 불평등을 초래하며, 막대한 에너지 소비로 인해 오히려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녀는 기술이 공생과 협력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이커의 마지막 유언은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희망'의 메시지다. 그녀는 디지털 기술이 비인간 생명체의 '정치적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며, 인간과 비인간이 공생하는 '지구인들의 의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기술을 통해 자연과의 공감을 회복하고, 인류가 지구의 일부임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기술과 환경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흐름을 하나로 엮어내며, 인류에게 스스로의 미래를 선택할 것을 촉구하는 유언이다. 베이커는 기술이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지구를 되살리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고 말하며,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1장. Wiring Gaia (가이아를 연결하다)


책은 2018년 여름 미국 시애틀 해안에서 새끼 범고래를 잃은 어미 'Tahlequah'의 실화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범고래 가족은 3년 넘게 새끼를 얻지 못했고, 새끼의 탄생은 축복이었다. 그러나 새끼는 태어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어미 범고래는 죽은 새끼를 머리로 받쳐 들고 17일 동안 1,000마일 이상을 헤엄치며 장례 행진을 이어갔다. 범고래 무리도 돌아가며 새끼의 시체를 운반했다. 이 행진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알려지며 큰 슬픔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Tahlequah의 비극은 범고래의 삶을 위협하는 여러 환경 문제를 보여준다. 2015년 Tahlequah의 가족은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종 중 하나로 지정되었다. 범고래의 서식지인 살리시해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지만, 오염, 먹이 부족, 해양 소음으로 인해 범고래 개체 수가 급감했다. 범고래는 주로 연어, 특히 가장 큰 종인 치누크 연어를 먹고 사는데, 이 연어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크기도 작아져 범고래는 영양실조에 시달린다.


특히 해양 소음은 범고래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다. 범고래는 소리를 이용해 서로 소통하고 반향 정위(echolocation)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먹이를 찾는다. 그러나 살리시해는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해역 중 하나로, 선박 소음이 범고래의 의사소통과 사냥 능력을 방해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청각 마스킹(auditory masking)’이라 부르며, 범고래가 시끄러운 바다에서 외로움, 스트레스, 영양실조에 시달린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디지털 기술이 제시된다. WhaleReport라는 앱은 수중 청음기 시스템을 통해 범고래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범고래의 이동 경로를 예측한다. 이 정보는 인근 상선 선장들에게 전송되어 선박 충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캐나다 밴쿠버 항만청은 선박 소음을 줄이기 위해 조용한 선박에 수수료 할인을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했으며, 이는 디지털 모니터를 통해 선박의 속도를 측정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디지털 환경 보호 시스템을 ‘Gaia's Web’이라고 부른다. Gaia's Web은 센서, 드론, 위성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활용하여 자연 세계의 숨겨진 정보를 드러낸다. 꿀벌에 부착된 센서는 위치, 온도, 습도를 측정하고, 위성은 동물의 실시간 이동을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기술은 지구의 가상 모델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생성한다.


하지만 Gaia's Web은 기회와 동시에 위협을 수반한다. 디지털 시스템은 엄청난 양의 전력을 소비하고, 전자 폐기물을 발생시키며, 희토류와 같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또한, 빅 테크 기업들이 환경 데이터를 통제하면서 데이터 식민주의나 감시 자본주의와 같은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환경 감시가 군사 감시와 유사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디지털 기술이 환경 위기를 해결하고, 비인간 종의 목소리를 환경 거버넌스에 반영하며, 지구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 책은 이러한 디지털 기술이 환경 보존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잠재적 위험은 무엇인지, 그리고 더 포용적이고 공평한 대안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논지를 전개한다.


이 책의 1부는 디지털 기술의 실용적 적용에 초점을 맞춰,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을 해결하고, 폐기물 없는 생산을 가능하게 하며, 새로운 형태의 협력적 환경 규제를 모색하는 방법을 다룬다. 디지털 기술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AI 기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통해 환경 거버넌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1부의 마지막에는 ‘나무와 돌의 비유(Parable of Tree and Stone)’라는 우화가 소개된다. 이 우화는 컴퓨터가 수백 년 된 나무와 수십억 년 된 돌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컴퓨터의 키보드는 나무에서, 케이스는 돌에서 유래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기는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의 생태계도 점차 디지털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자연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2장. The Algorithmic Ocean (알고리즘의 바다)


어린 시절, Dyhia Belhabib에게 바다는 TV에서 비극적인 뉴스를 접할 때 등장하는 배경에 불과했다. 그녀의 고향 알제리 북부의 아틀라스 산맥은 바다와 가깝지만, 내전 때문에 해변으로 가는 것이 위험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해양 과학을 전공하며 바다와 새로운 인연을 맺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류 과학자 Daniel Pauly의 연구팀에 합류해 아프리카의 불법 어업 문제를 연구하게 되었다.


Belhabib의 연구는 아프리카에서 불법 어업이 만연하며, 그 규모가 심각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수만 척의 선박이 매년 불법 어업 범죄를 저지르지만, 처벌받지 않고 다른 관할 구역으로 이동하며 계속해서 불법 행위를 이어갔다. 이에 Belhabib은 불법 어선들의 범죄 기록을 담은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밤늦게까지 정부 보고서와 뉴스 기사를 여러 언어로 분석하며 데이터를 모았고, 'Spyglass'라는 이름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는 산업용 어선의 범죄 기록을 담은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가 되었다.


하지만 데이터가 올바른 사람에게 전달되어야만 효용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2021년 Nautical Crime Investigation Services라는 스타트업을 공동 설립했다. 이 회사는 AI와 맞춤형 모니터링 기술을 사용해 해양 범죄를 효과적으로 단속하는 데 기여한다. 그녀는 AI 기반 위험 평가 도구인 'GRACE'를 개발하여, 선박의 위치를 추적하는 AIS(automatic information systems) 신호와 결합해 특정 선박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예측한다.


Belhabib은 Global Fishing Watch라는 비영리 단체와 협력하여 그녀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이 단체는 구글, 해양 보호 단체, SkyTruth와 같은 파트너들의 지원을 받아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전 세계 어업 활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이 시스템은 AI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선박 유형, 어업 활동 패턴, 심지어 특정 어구까지 식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불법 어업 근절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가나에서는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대형 어선이 연안 수역을 침범하는 사례를 줄였고 , 인도네시아 정부는 Global Fishing Watch와의 협약을 통해 어선 이동 데이터를 온라인에 공개함으로써 어업 단속의 투명성을 높였다. 이러한 디지털 모니터링 기술은 데이터 부족, 집행 지연 등의 문제를 해결하여 환경 범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불법 어업 문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어부들은 음향 기술과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을 활용하는 '어군 탐지 장치(fish aggregating devices)'를 사용해 물고기 떼를 더 효율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남획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50년 전 아폴로 8호 임무에서 비롯된 '지구 관측'의 아이디어와 맞닿아 있다. 당시 우주 비행사들이 촬영한 지구 사진은 인류에게 지구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깨닫게 했고, 1970년대 환경 운동과 1972년 최초의 지구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당시 컴퓨터 기술은 우주선 운항을 가능하게 했으며 , Lovelock과 Margulis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구를 생명과 비생명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가이아(Gaia)' 이론을 발전시켰다.


오늘날 지구를 모니터링하는 '에코 테크 스택(eco-tech stack)'은 위성, 센서, AI, 데이터 아키텍처 등으로 구성된다. 위성 기술은 저렴하고 작아졌으며, 이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위성을 소유하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과 결합되어 방대한 양의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시스템은 환경 거버넌스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첫째, 저렴한 디지털 모니터링 기술을 통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환경 범죄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둘째,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환경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할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지구 기술은 감시의 위험과도 연결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 테크 기업들은 '행성 컴퓨터(Planetary Computer)'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며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는 '감시 자본주의'와 유사한 형태로, 누가 데이터를 통제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디지털 기술은 환경 보호를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강력한 감시와 통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3장. Facebook for Wildlife (야생동물을 위한 페이스북)


Tanya Berger-Wolf는 수학에 매료되어 컴퓨터 과학 박사 학위를 받던 중, 멸종 위기에 놓인 얼룩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디지털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멸종 위기종은 급감하고 있었으며, 그녀는 야생동물에 대한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Berger-Wolf는 컴퓨터 과학과 생태학을 결합한 '전산 생태학(computational ecology)'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자 했지만, 동료 과학자들의 회의적인 시선에 부딪혔다.


그녀에게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은 바로 얼룩말이었다. 당시 케냐 정부는 그레비얼룩말(Grevy's zebra) 보호를 위한 국립공원 지정에 앞서 정확한 개체수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기존의 조사 방식(얼룩말에게 번호를 새기거나 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얼룩말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어 불가능했다. 이때 그녀는 얼룩말의 독특한 줄무늬 패턴이 마치 인간의 지문처럼 개체를 식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Berger-Wolf는 박사 과정 학생과 함께 얼룩말의 옆구리 사진을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개체를 식별하는 무료 오픈소스 프로그램 'StripeSpotter'를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얼룩말의 '스트라이프코드'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여 이미 등록된 개체인지, 새로운 개체인지를 식별한다. 이후 그녀는 다른 컴퓨터 과학자들과 협력하여 'HotSpotter'라는 더 포괄적인 컴퓨터 비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기술 덕분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던 개체 식별 작업이 단 몇 밀리초 만에 가능해졌다.


HotSpotter 알고리즘은 얼룩말뿐만 아니라 무늬가 있는 모든 동물에게 적용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for Earth'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 Berger-Wolf의 팀은 야생동물 개체수를 기록하는 플랫폼 'Wildbook'을 개발했다. Wildbook은 '야생동물을 위한 페이스북'처럼 작동하며, 일반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여 고래, 기린, 쥐가오리, 삵, 북극곰 등 수많은 종을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2016년 케냐에서 열린 '그레이트 그레비 랠리(Great Grevy's Rally)'는 수백 명의 시민 과학자들이 얼룩말 사진을 찍어 올리는 방식으로 정확한 개체수 조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그 결과 케냐 정부는 얼룩말 보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디지털 기술은 동시에 밀렵꾼들에게도 악용될 수 있다. 밀렵꾼들은 디지털 추적 장치를 해킹하여 동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사냥에 활용한다. 인도 판나 호랑이 보호구역에서는 호랑이의 GPS 위성 목걸이 좌표를 해킹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미국에서는 늑대 무선 목걸이 데이터를 해킹하려는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보존 운동가들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컴퓨터 과학자 Fei Fang은 대테러 및 보안 전략에 사용되는 게임 이론을 활용해 밀렵꾼들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알고리즘 'PAWS(Protection Assistant for Wildlife Security)'를 개발했다. PAWS는 밀렵꾼의 과거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순찰 경로를 예측하고, 공원 관리인들이 무작위로 순찰하게 함으로써 매복 공격의 위험을 줄여준다. 이 알고리즘은 이미 60개국 이상의 800개가 넘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밀렵꾼 감지를 위한 다른 기술도 개발되었다. RESOLVE는 AI 기반 카메라 트랩 시스템인 'TrailGuard'를 개발하여 탄자니아에서 30명의 밀렵꾼을 체포하는 데 기여했다. 런던동물학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는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카메라 트랩 사진에서 동물을 즉시 인식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재활용 휴대폰을 음향 센서로 사용하는 'Rainforest Connection'은 벌목이나 총성 소리를 감지해 실시간으로 관리인에게 알림을 보낸다.


한편, 밀렵은 온라인으로 확산되어 '사이버 밀렵'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국제 동물 복지 기금(IFAW)의 조사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장터에서 12,000종에 달하는 멸종 위기 및 위협종이 광고되고 있었다. 이에 대응하여 연구자들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온라인 불법 거래를 추적하고 예측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과학자 Carla Gomes가 제안한 '전산 지속 가능성(computational sustainability)'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는 데이터 수집의 편향성, 막대한 컴퓨팅 비용, 그리고 소외된 지역 사회의 참여 부족과 같은 문제들을 지적한다. 또한, 보존 운동의 군사화(militarization of conservation)는 디지털 감시 기술이 지역 사회나 환경 운동가들을 탄압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이러한 기술들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밀렵꾼과 권위주의 정부 모두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생물 다양성 손실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4장. Hacking Climate (기후를 해킹하다)


2019년 가을, Greta Thunberg의 기후변화 시위는 Amazon, Google, Microsoft 등 거대 기술 기업 직원들의 대규모 파업을 촉발했다. 직원들은 기술 기업들이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화석 연료 산업을 지원하며 기후변화 회의론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Amazon CEO Jeff Bezos는 '기후 서약(Climate Pledge)'을 발표했고 , Microsoft 사장 Brad Smith는 환경 지속 가능성이 향후 10년간 기술 부문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기업 평판을 개선하기 위한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지구(Digital Earth) 기술은 기후 변화를 완화하고 적응하는 데 새로운 전략을 제공한다. 지난 10년간 700개가 넘는 지구 관측 위성이 발사되었으며 , 이 위성들은 적외선 센서, 초분광 센서, 레이더 스캐너를 통해 기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다. 2018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Jerry Brown은 미국 정부의 기후 행동 후퇴에 맞서 “우리의 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 다음 해 Bloomberg Philanthropies와 협력하여 ‘기후 행동을 위한 위성(Satellites for Climate Action)’ 계획을 발표했다. 이 위성은 온실가스를 감지하고 숲, 산호초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을 관찰하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위성 데이터는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BlackRock CEO Larry Fink는 기후 변화가 금융의 근본적인 재편을 가져올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자산의 기후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 EDF)과 같은 비영리 단체들도 자체 위성인 'MethaneSAT'을 발사하여 유전 및 가스전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이 위성 데이터는 공개적으로 제공되어 고배출 기업을 감시하고 책임을 묻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정밀 규제(precision regulation)’는 공간적으로 정확하고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과거에는 몇 달이 걸리던 메탄 누출 조사 작업이 MethaneSAT을 통해 몇 시간 안에 가능해졌다.


디지털 지구 기술은 기후 적응(climate adaptation) 노력에도 도움을 준다. 샌프란시스코의 위성 회사 Planet은 AI를 활용해 산불 위험 지도를 실시간으로 생성하여 긴급 대응에 활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림 관측소(California Forest Observatory)는 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위성 이미지와 LiDAR 데이터를 결합하여 산불 위험 지도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이를 통해 소방관들은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고, 예방적 방화 작업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기후 적응 사례로는 북극 이누이트(Inuit)의 'SmartICE' 시스템이 있다. 기후 변화로 해빙이 얇아지고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이누이트 공동체의 생존이 위협받자 , SmartICE는 이누이트의 전통 지식과 위성 데이터, 그리고 해빙 두께를 측정하는 센서를 결합해 안전한 이동 경로를 알려주는 앱을 개발했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이러한 디지털 혁신이 식민주의와 데이터 추출의 역사를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환경 정의를 위해서는 원주민의 데이터 주권을 인정하고, 전통 지식을 존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디지털 기술은 에너지 집약적이며,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4%를 차지하며 , 만약 ICT 부문이 국가라면 전 세계 전력 사용량 3위를 기록할 것이다. 특히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알고리즘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여 탄소 배출량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AI 모델을 한 번 훈련시키는 데 드는 에너지 비용은 일반적인 미국 차량 한 대의 수명 동안 발생하는 배출량의 5배에 달할 수 있다.


‘탈동조화(decoupling)’ 논쟁은 디지털 기술이 경제 성장과 자원 사용을 분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화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순환 경제를 촉진하여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ICT 사용 증가가 오히려 탄소 배출량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하며 ,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기후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2018년 발표된 '인공지능 책임 개발을 위한 몬트리올 선언'은 AI가 자체 수명 주기 동안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현재 AI 연구 의제에 중요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5장. A Digital Green New Deal (디지털 그린 뉴딜)


인류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약 30조 톤에 달하는 물건을 생산했다. 이는 지구 표면 1제곱미터당 50킬로그램이 넘는 양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기술권(technosphere)'이라고 부르며, 이제 인류의 잔해가 살아있는 생명체 전체 무게의 16배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인류는 지구의 자원을 막대하게 소비하고 오염시키는 '지구 변형 종(terraforming species)'이 되었다. 인간이 사용하는 토지의 양은 지구의 얼음 없는 육지 표면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며, 주로 농업에 사용된다. 이러한 인류의 영향력 증가로 인해 1970년 이후 야생 척추동물의 개체수는 60%나 감소했다.


이러한 ‘대가속(Great Acceleration)’의 시대에 디지털 기술은 자원 추출과 산업 생산을 가속화하며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에너지와 자원을 대량으로 소비하고, 전자 폐기물(e-waste)을 발생시키며, 희토류와 같은 광물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와 인권 침해 문제를 야기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디지털 기술이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탈동조화(digital decoupling)’ 논쟁은 디지털 기술이 경제 성장과 환경 파괴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이다. '제4차 산업 혁명'의 지지자들은 자동화와 AI 애플리케이션이 자원 추출, 제조, 에너지 네트워크, 농업 등 여러 부문에서 효율성을 높여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탈성장(degrowth)' 지지자들은 이러한 기술 발전이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고, 더 많은 소비를 유발하는 '제본스 역설(Jevons paradox)'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디지털 기술은 농업 분야에서도 '정밀 농업(precision farming)'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 기술은 로봇, 센서, 드론, 위성 등을 활용하여 씨앗, 물, 비료, 살충제 사용을 최적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정밀 농업은 자본 집약적이어서 대규모 농장에 유리하며, 소규모 농가는 오히려 불평등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농민들이 기술 기업에 종속될 위험이 있으며, 데이터 주권과 보안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도시화 문제 해결을 위해 '스마트 도시(smart cities)'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스마트 도시는 센서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통, 에너지, 폐기물 관리 등 도시 서비스를 최적화하여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 도시는 감시와 시장 집중화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모든 시민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심화시킬 수 있다.


'공유 경제(sharing economy)'와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역시 디지털 기술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다. 공유 경제 플랫폼은 사람들이 물건을 소유하는 대신 빌리거나 공유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제품 생산의 필요성을 줄인다. 순환 경제는 '채취-제조-폐기'의 선형 경제 모델을 '재생-재순환'의 순환 모델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며, 디지털 기술은 공급망 투명성 강화, 자원 효율성 증진 등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의 성장은 하드웨어와 인프라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전자 폐기물과 자원 소비를 더욱 늘릴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기술은 환경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자원 효율성을 높이며,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이 실현될지는 기술의 소유, 운영, 그리고 거버넌스 시스템에 달려 있다. 기술이 '플랫폼 자본주의(platform capitalism)'에 의해 통제될 경우, 불평등과 환경 파괴가 심화될 수 있다. 저자는 신중한 낙관론을 바탕으로, 디지털 기술이 비인간 생명체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환경을 복구하며,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삶의 터전을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6장. A Parliament of Earthlings (지구인들의 의회)


과거 인간들은 범고래의 사냥 소리를 이용해 고래의 이동을 통제하려 했다. 1952년, 해양 생물학자 앨런 볼드리지(Alan Baldridge)는 범고래들이 회색 고래를 사냥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미 해군이 범고래의 사냥 비명을 녹음해 회색 고래에게 들려주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고래들은 즉시 북쪽으로 도망치거나 깊은 해초 밭에 숨었다. 이후 알래스카에서는 범고래 소리로 흰돌고래 떼를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산업 포경과 돌고래 사냥이 금지되자 어부들은 음향 억제 장치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고래들의 청각을 손상시키고, 선박 접근을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고래들은 음향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매년 수만 마리가 선박 충돌로 목숨을 잃게 됐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디지털 기술이 제시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해협에서는 UC 산타바바라의 베니오프 연구소(UC Santa Barbara’s Benioff Laboratory) 과학자들이 'Whale Safe'라는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수중 음향 시스템, AI 알고리즘, 위성 데이터, 시민 과학자들의 고래 목격 정보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고래의 위치를 예측하고, 선박 선장에게 알림을 보낸다. Whale Safe 시스템 도입 후 선박 충돌로 인한 고래 사망 사고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캐나다 동부 해안에서도 비슷한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 시스템은 멸종 위기에 처한 북대서양 참고래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선박 선장들에게 속도를 줄이거나 항로를 변경하도록 지시한다. 이 시스템 도입 후 해당 지역에서 선박 충돌로 인한 고래 사망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비인간 생명체가 환경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래의 움직임이 선박의 항해를 통제하는 것처럼,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비인간 생명체가 인간의 행동을 제약하고 환경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구인들의 의회(A Parliament of Earthlings)'의 개념으로 이어진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이동식 해양 보호 구역(MMPA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MMPAs는 멸종 위기종의 이동 경로에 따라 경계가 바뀌는 유동적인 보호 구역이다. 이 시스템은 위성, 드론, 해양 센서, AI 알고리즘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해양 생물 이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예측한다. 고정된 보호 구역에 비해 훨씬 효과적으로 이동하는 종들을 보호할 수 있다.


이동식 해양 보호 구역의 성공적인 사례로는 멸종 위기에 처한 남방참다랑어(southern bluefin tuna) 보호 시스템이 있다. 과학자들은 다랑어의 이동 경로 데이터를 위성 및 해양 모델과 결합하여 다랑어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어부들에게 조업 금지 구역을 알려준다. 이 시스템 덕분에 혼획(bycatch)이 줄고 어획량 관리가 개선됐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도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이동식 해양 보호 구역은 화학 오염이나 플라스틱 오염과 같은 다른 위협을 해결하지 못하며, 기술이 군사적 또는 경제적 목적으로 사용될 위험도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은 주로 부유한 국가들에 의해 구현되며, 소외된 지역 사회의 필요를 간과할 수 있다.


'지구인들의 의회'는 인간과 비인간이 상호 소통하며 환경을 관리하는 새로운 정치적 개념이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이 비인간 생명체의 소리, 움직임, 선호도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정보는 인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비인간 생명체에게 일종의 '정치적 목소리'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꿀벌 군집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연구하여 인간의 의사결정 방식에 영감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7장. On the Blockchain, No One Knows You’re a Forest (블록체인에서는 아무도 당신이 숲인지 모른다)


디지털 기술은 환경권, 즉 ‘자연의 권리(rights of nature)’라는 오래된 논쟁에 복잡한 요소를 더한다. 자연의 권리는 수십 년간 논의되어 왔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 효력을 얻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타마쿠아(Tamaqua)는 2006년 독성 슬러지 폐기물 투기를 자연의 권리 침해로 금지했으며, 에콰도르는 2008년 헌법에 자연의 권리를 명시했다. 볼리비아는 2010년 '어머니 지구법(Mother Earth Law)'을 제정했고, 뉴질랜드는 2017년 '왱가누이 강(Whanganui River)'을 법적 인격체로 인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며, 집행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소송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결국 비인간을 대신해 인간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원장 기술(digital ledger technology), 즉 블록체인이 비인간에게 재산권을 부여하는 메커니즘으로 제안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되어 있고 불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거래 기록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추적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환경 보호 분야에서 공급망 투명성 확보, 탄소 배출권 거래, 직접적인 자선 활동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GainForest라는 비영리 단체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을 통해 위성 이미지로 숲 보존을 확인한 후 후원금을 원주민 공동체에 직접 전달한다. 이는 부패와 사기를 방지하고 자선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terra0’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율 소유 숲'을 만드는 실험적인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분산 원장 기술을 이용해 독일의 한 숲이 스스로를 소유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숲은 '스마트 계약'에 따라 벌목 허가권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나무 토큰(wood tokens)'이라는 암호화폐 형태의 자본을 축적한다. 숲은 이 자본으로 자신의 땅을 사들이고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강화 숲은 비인간 경제 주체로서 인간과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기술의 적용에는 여러 복잡한 문제가 있다. 블록체인은 막대한 에너지 소비로 인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감시 자선(surveillance philanthropy)'으로 변질되어 후원자들이 수혜자들을 더 엄격하게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인간에게 재산권을 부여하는 것이 원주민의 권리나 공동체 재산권과 충돌할 수 있으며, 이는 자본주의와 식민주의의 논리를 반복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로봇이나 AI 알고리즘에 법적 인격을 부여하는 문제도 논의되고 있지만, 강과 로봇은 다르다. 강은 생태계 서비스(기후 조절, 서식지 제공 등)를 제공하며 가이아와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만, 로봇은 자원 채굴, 탄소 배출, 전자 폐기물 발생 등 기생적인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논의는 '공생적 자율성(symbiotic autonomy)'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로봇 공학자 Manuela Veloso는 로봇이 인간과 협력하여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개념은 기술과 생명체가 서로 의존하는 공생적 관계를 형성하는 미래를 암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가 동등한 권리 없이 이루어질 경우, 이는 협력이 아니라 착취가 될 위험이 있다. Foucault의 '생체 권력(biopolitics)' 비판처럼, 디지털 기술은 감시를 통해 복종을 내면화시키고 비인간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8장. Empathy Machines (공감 기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은 인간이 비인간의 관점에서 세상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In the Eyes of the Animal'은 사용자가 잠자리 아바타가 되어 숲을 날아다니고, 잠자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AR 작품이다. 이처럼 몰입형 기술은 인간의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등을 자극하여 비인간의 '음벨트(umwelt)', 즉 세계관을 체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tanford University의 교수 Jeremy Bailenson은 VR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Becoming Homeless' VR 경험은 사용자가 노숙자의 삶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노숙자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하고, 관련 법안 지지 서명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였다. 환경 분야에서는 'Stanford Ocean Acidification Experience'라는 VR 프로그램을 통해 해양 산성화로 인해 산호초가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참가자들의 환경에 대한 태도 변화를 유도했다. Bailenson의 연구는 VR 경험이 단순히 비디오를 보거나 글을 읽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VR과 AR 기술은 환경보호 단체, 박물관, 언론사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Rainforest Alliance의 'Tree'는 사용자가 열대우림 나무가 되어 성장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WWF는 증강현실 기술로 멸종 위기종인 코카서스 표범(Caucasian leopard)을 가상으로 만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이러한 기술은 인간의 환경 인식을 확장하고, 멸종 위기종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몰입형 기술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VR 경험이 실제 자연을 대체하는 '가짜 자연(fake nature)'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마지막 아이(Last Child in the Woods)'의 저자 Richard Louv는 진정한 자연 경험은 기술적 매개 없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Peter Kahn의 연구는 기술이 매개된 자연 경험이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실제 자연 경험만큼의 효과는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VR/AR 경험은 사용자의 주관적인 감정 변화에만 초점을 맞춰, 비인간 생명체의 실제 고통과 감정을 간과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디지털 격차'와 '문화적 편견'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VR 디자인은 주로 'WEIRD'(Western, Educated, Industrialized, Rich, Democratic) 국가의 가치관을 반영하며, 다른 문화권의 환경 인식과 충돌할 수 있다. 또한, VR 경험이 '인지적 공감(cognitive empathy)'만 불러일으키고, 실제 행동을 유발하는 데 필요한 '감정적 공감(emotional empathy)'을 이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일부 혁신가들은 몰입형 기술이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과 단절되어 가는 상황에서, VR/AR은 자연 경험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은 대규모 관광객의 유입으로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VR/AR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이 기술은 인간의 공감 능력을 확장하고,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지만 , 잘못 사용될 경우 '진짜' 자연을 '가짜' 자연으로 대체하고, 인간의 이기심을 부추기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9장. Biocyborg Kin (바이오사이보그 친족)


노스캐롤라이나 롤리(Raleigh)의 한 작은 실험실에서는 곤충을 ‘바이오봇(biobot)’으로 만드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원들은 '초기 변태 삽입 기술(Early Metamorphosis Insertion Technology)'을 활용해 나방 번데기 안에 미세 전극을 이식한다. 변태 과정에서 나방의 신경계가 전선과 융합되므로, 나방은 전극을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는다. 성충이 된 나방은 무선 신호로 원격 조종되며, 살아있는 드론처럼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생물과 기계가 결합된 존재를 '바이오하이브리드 로봇' 또는 '바이오봇'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실험실에서는 달팽이의 구강 근육 세포를 3D 프린팅된 플라스틱 지지대에 결합해 'SlugBot'을 만들고 있다. 이 로봇은 센서를 탑재하고 움직이며, 임무가 끝나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센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 바퀴벌레를 이용한 'RoachBot'은 무선 전자 배낭과 전극을 이식해 재난 현장의 잔해 속을 탐색하며 생존자를 찾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바이오봇들은 동물의 타고난 움직임과 감각 능력을 활용하여 기존 로봇이 수행하기 어려운 환경 모니터링 및 재난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과학자들은 나방의 후각을 이용해 폭발물을 감지하거나 , 벌떼 로봇(swarm robot)을 활용해 산호초에 어린 산호를 뿌려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늦추는 등 다양한 환경 보전 활동에 바이오봇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바이오봇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비용이 적게 들며, 생분해성이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과거 '생체모방(biomimicry)'은 자연을 모방해 로봇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자연과 기술을 융합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바이오봇 기술은 동물의 신경이나 근육에 직접 전자 부품을 연결해 원격으로 움직임을 제어하며, 이는 '디지털 가축화(digital domestication)'라는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낳는다. 인간은 더 이상 동물과 관계를 맺으며 길들일 필요 없이, 컴퓨터를 통해 동물을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 또한 바이오봇의 재료로 활용된다. MIT 연구진은 식물에 나노 센서를 이식해 물 부족, 감염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빛을 발산하게 함으로써 식물이 스스로의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알리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나노 바이오봇 식물'은 폭발물을 감지하는 센서로 사용되거나, 기존 전자 부품을 대체하는 '녹색 재료(green materials)'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식물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미칠 영향과 나노 입자를 섭취했을 때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한편, AI가 설계하고 생물학적 세포로 만들어진 '제노봇(xenobots)'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생명체도 등장했다. Xenopus laevis(아프리카 발톱 개구리)의 세포로 만들어진 제노봇은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움직이고, 상처를 치유하며, 심지어 자가 복제까지 하는 능력을 보인다. 이 생명체는 100% 개구리 DNA를 가지고 있지만 개구리는 아니며, 자연 선택이 아닌 AI에 의해 설계된 존재다. 이는 인간이 '생명의 테이프'를 다시 재생하고, 진화의 결과를 새롭게 쓸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바이오봇과 키메라(chimera)는 생명과 기계,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로봇 공학자 Masahiro Mori가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이론에서 주장했듯이, 인간과 너무 닮은 로봇이나 생명체는 우리에게 불편함과 두려움을 안겨준다. 이 불안감은 고대 신화 속 키메라부터 현대의 프랑켄슈타인 이야기까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바이오윤리학은 주로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추지만, 비인간 키메라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결국, 바이오봇의 출현은 인류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기술이 과연 환경 개선의 도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지배와 착취를 낳을 것인가? 저자는 바이오봇 기술이 ‘생명 기계’와 ‘인간 기계’의 구분을 모호하게 함으로써, 인간이 생명체의 일부로서 기술을 활용하는 '공생적 자율성'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심바이오제네시스 2.0(Symbiogenesis 2.0)'은 생물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하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미래를 제시한다.



10장. When All the Computers Melt into Air (모든 컴퓨터가 공기 속으로 녹아들 때)


인류는 문명사에서 두 번의 혁신을 통해 지구를 크게 변화시켰다. 첫 번째는 신석기 시대의 ‘가축화(domestication)’로 불을 다루고 동식물을 길들였으며 , 두 번째는 ‘산업혁명’으로 화석 연료와 기계 기술을 활용해 지구의 자원을 산업적 규모로 대사(metabolism)하는 능력을 얻었다. 현재 인류는 세 번째 혁명인 ‘바이오디지털 혁명(biodigital revolution)’의 기로에 서 있다. 이 혁명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생명의 코드인 DNA를 읽고, 쓰고, 실행함으로써 생태계와 생명체를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다.


바이오디지털 혁신은 세 가지 방식으로 환경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생물학과 디지털 기술의 공진화(coevolution)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CRISPR/Cas9)과 같은 도구는 디지털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며 , 이는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를 통해 특정 종을 제거하거나 , 식물의 기후 변화 적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예상치 못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둘째, 생물학적 실체와 디지털 장치의 물리적 통합이다. 식물이나 미생물을 센서로 활용하거나 , 심지어 나무로 만든 트랜지스터처럼 생물 재료로 컴퓨터 부품을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전자 폐기물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셋째, 정보, 연산, 에너지와 같은 핵심 개념들이 생물 시스템과 컴퓨터 시스템 모두에 적용되면서 개념적 수렴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인간과 비인간, 유기적인 것과 기계적인 것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합성 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환경 보존의 논쟁적 주제 중 하나이다. 지지자들은 유전 공학을 통해 멸종 위기종을 보호하거나,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식물의 광합성 효율을 높여 식물을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거나 , 조명 시스템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러한 기술이 생태계에 예측 불가능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며, 유전학적 배제의 위험을 내포한다고 경고한다.


‘살아있는 건물(living buildings)’은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Neri Oxman의 'Silk Pavilion' 프로젝트는 로봇이 만든 골조에 누에를 풀어 자연적으로 비단을 짜게 하여 건물을 완성한다. 'Flora Robotica'는 로봇과 식물을 결합해 식물의 성장 패턴을 따라가는 건축물을 만든다. 이러한 건물들은 자가 조립 및 자가 수리가 가능하고 ,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적 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 이는 인간 중심의 건축에서 벗어나 비인간과 공존하는 '공생적 건축'을 제시하지만 , 동시에 동물을 착취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축화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생물학적 컴퓨팅(biocomputing)’은 미래의 컴퓨터가 무기물 기반이 아닌 유기물 기반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이다. DNA는 현재의 전자 기기보다 훨씬 높은 밀도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 대장균의 DNA는 1세제곱센티미터당 전 세계 1년치 데이터 저장량을 담을 수 있다. 실제로 연구자들은 이미 이미지와 짧은 영상을 박테리아 DNA에 기록하고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곰팡이 균사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환경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살아있는 회로 기판'으로 활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처럼 미래에는 모든 물질이 프로그래밍 가능해지고, ‘사라지는 컴퓨터(disappearing computers)’의 개념처럼 디지털 기술이 일상생활 속에 완전히 녹아들며, 결국 생물학적 시스템에 흡수될 수 있다.


이러한 바이오디지털 혁명은 인류가 스스로를 지구에서 가장 우월한 존재로 여기는 ‘인간 중심주의(anthropocentrism)’를 종식시킬 수 있다. AI의 발전은 인간의 지능이 유일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 환경 위기는 인간 중심주의가 장기적인 생존에 비효율적임을 드러냈다. '디지털 생물 중심주의(digital biocentrism)'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자연과 재연결하고 비인간 생명체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는 비인간 생명체에게 법적 인격과 재산권을 부여하고, 환경 거버넌스에 참여할 정치적 목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기술이 지배의 수단이 아닌 협력과 공생의 도구로 활용될 때만 실현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은 환경 착취와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지배 수단이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저자는 기술이 환경과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제시하며, 인류가 '해야 한다'는 윤리적 질문과 '할 수 있다'는 기술적 질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종합 시사점


1. 디지털 기술은 환경 거버넌스의 혁신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


기존의 환경 보호 방식은 데이터 부족, 집행 지연, 지리적 한계 등의 문제에 직면해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위성, 센서, AI 알고리즘 등을 활용한 '디지털 지구(Digital Earth)' 시스템은 환경 변화와 범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로 인해 환경 관리는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적인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Whale Safe'와 같은 시스템은 고래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여 선박 충돌을 예방하고 , 'PAWS'와 같은 AI 알고리즘은 밀렵꾼의 동선을 예측하여 순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이동식 해양 보호 구역(MMPAs)'은 기후 변화로 이동하는 해양 생물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데 기여한다.


2. 디지털 기술은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재정립을 가능하게 한다.


책은 인간 중심주의(anthropocentrism)에서 벗어나 비인간 생명체의 가치를 인정하는 '디지털 생물 중심주의(digital biocentrism)'를 제안한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이 다른 생명체의 존재와 소통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지구인들의 의회(A Parliament of Earthlings)'라는 개념은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비인간 생명체가 환경 의사결정에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인간이 비인간의 관점에서 세상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공감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terra0'와 같은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는 비인간 존재에게 법적 인격과 재산권을 부여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3.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윤리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디지털 기술은 양날의 검과 같다. 환경 보호에 사용되는 기술이 동시에 환경 파괴에 악용될 수 있다. 밀렵꾼들은 동물 추적 데이터를 해킹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불법 야생동물 거래를 확산시킨다. 또한, 디지털 기술은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며 기후 변화와 전자 폐기물 문제를 심화시킨다. 특히 AI의 에너지 소비량은 빠르게 증가하여 기후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정밀 농업'이나 '스마트 도시'와 같은 기술은 효율성을 높이지만, 데이터 주권 문제, 디지털 격차, 그리고 감시 자본주의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4. 기술적 해결책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 책은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환경 문제의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인 산업 자본주의, 과도한 소비, 자원 추출의 정치경제학을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탈동조화(decoupling)'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사회적, 정치적 제도가 동반되지 않으면 결국 '제본스 역설'처럼 소비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따라서 기술 혁신은 사회적, 정치적 혁신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의 소유와 통제권을 둘러싼 논의는 기술이 소수의 이익이 아닌 공동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도록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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