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이 하고 싶다.
글을 쓰지 않은지도, 그림을 그리지 않은지도 오래다.
기분이 울렁거리고 손발이 저릿거려서 참을 수 없다.
나도 창작이 하고 싶다.
K는 4달 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하고 싶은 걸 반드시 해야만 하는 그는
유튜버라는 직업이 참 잘 어울린다.
그는 야구를 주제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그래서 내가 포스텍에서 인턴을 하는 동안
그는 집에서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곤 했다.
그는 유튜브 구독자수, 조회수에 일희일비하다가도
자신이 만든 영상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며 웃음을 지었다.
매번 구독자수가 늘었다, 조회수가 잘 나왔다며 내게 자신의 영상을 보낼 때마다
난 그를 기특하게 여기면서도 이상하게 온 마음으로 그를 축하해 줄 수 없었다.
열등감 때문이었다.
나도 저랬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는 21년도 1월부터 23년도 9월까지 인스타툰을 연재했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절이었다.
한 화 한 화를 그리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벅찼었지만
매 화에 내 모든 것을 터뜨릴 때마다 넘쳐흐르는 고양감에 머리가 새하얘지는 기분을 느꼈다.
창작은 곧 내 청춘이었고, 내 청춘이 곧 창작이었다.
그래, 나는 창작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인스타툰에 자유연재 공지를 올린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K는 가끔 우스갯소리로 “내가 좋아하던 인스타툰 작가님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며 반박하곤 했다.
“아니야. 그분 언젠가 예수님처럼 부활할 거래.”
“시기가 언제가 될지 아직 못 정하신 것뿐이지.”
인스타그램도 유튜버도 이제는 레드오션이 다 됐다.
인스타툰 작가도 너무 많다. 그야말로 과포화 상태다.
그렇게 치열한 시장에 왜 굳이 발을 들이냐고,
거기서 성공하는 건 극소수가 아니냐며 누군가 우리에게 말한다면
우리는 대답할 것이다.
“그야 내가 그걸 사랑하니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창작해야 하는 사람은 결국 창작을 해야 한다고.
동의한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일 것이다.
몸이 근질거려 못 참겠다.
머지않아 부활해야지.
“휴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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