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그림 잡썰 8

대나무펜, 나무젓가락펜

by sonagi


오늘은 몇 달째 사용하고 있는 그림 작업 도구 이야

기입니다. 세필펜으로 그리는 것이 싫증이 나기도하

여 나무젓가락이나 대나무를 펜 대용으로 사용해

그렸는데요. 본격적으로 그린 지가 5달이 넘어갑니

다. 위의 대나무는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가 사용하

는 빗자루에서 살짝 실례한 것들입니다. 아주 가는

것에서부터 좀 굵은 것까지 종이 크기에 따라 또 선

의 거칠고 세밀한 정도에 따라 달리 사용했습니다.



세필펜은 가늘기가 0.3mm 이하라 자세하게 그리

는 것에는 좋으나 선이 주는 압박감이 대단합니다. 조금만 실수를 하면 그림을 망치고 맙니다. 하지만

대나무나 나무젓가락 펜은 그에 비해 좀 더 부담이

덜 갑니다. 그렇다고 쉽게 그려진다는 것은 아니고

요. 어쨌든 굵고 가는 정도에 따라 투박하거나 묵직

한 맛을 내기도 하고 선의 가벼움이 물 흐르듯 자연

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위 그림은 오로지 가는

대나무로만 그렸습니다.



대나무펜으로만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붓도 필요

하고 세필펜도 살짝 접목시켜봅니다. 지붕의 질감은

대나무펜으로 초벌 작업하고 다시 세필펜으로 강조

했습니다. 붓으로는 그늘을 더해서 입체감을 살려

보았고요.



이 그림은 대나무펜과 세필펜을 5:5 비율로 사용하

여 그렸습니다. 휘갈겨댄 대나무펜의 투박함과 세

필펜의 간결함,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의 시선

이 여인에게 머물도록 했습니다.
.
대부분 대나무나 나무젓가락 펜은 끝을 칼로 잘 다

듬거나 펜촉 모양을 내서 사용을 많이 하는 것 같습

니다. 저도 그렇게 사용해 봤는데 탄력이 없어서 영

손맛을 못 느꼈습니다.(낚시도 아닌데 손맛은 무슨..

..) 그래서 사용한 펜들은 대부분 탄력있는 가는 펜

들을 사용하게 되었네요. 제가 사용하는 펜들의 장

점을 늘어놓자면 이렇습니다.
선이 제멋대로 나아가거나 튑니다.
굵기도 먹(잉크)의 양에 따라 제멋대로입니다.
때로는 펜 끝이 종이에 긁혀 흩뿌려지는 효과도 냅

니다. 선이 삐뚤빼뚤해도 세밀한 그림이 아니라 부

담감이 덜합니다. 나름 휘갈겨 그리는 그림의 멋이

있습니다. 화선지에 난을 치는 느낌이랄까?
.
어떤가요? 그림은 연필이나 붓으로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 접고 아무것이나 손에 잡히는 것이 붓

이다 생각하고 한번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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