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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대 중반, 대학을 졸업하고 세상으로 나선 이후의 삶은
어디로 흘러갈지 보이지 않는 막연한 두려움과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설렘이 뒤섞인 시간이었다.
30대에는 목적지가 보이진 않아도
그저 치열하게 달리는 본능만으로 하루하루를 채웠다.
엔진이 과열될 듯한 질주 본능을 마음껏 펼치며 살아냈다.
그저 내가 하는 일들이 곧 나의 이력이 되었고,
그렇게 뿌려 놓은 작은 씨앗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그리고 40대 초반이 지나면서,
‘내가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흐릿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한다.
사회 초년생의 삶이
매 순간 직접 써 내려가는 주관식이었다면,
이제 반환점을 돌고 난 뒤
눈에 보이는 몇 가지 선택지 안에서 답을 골라야 하는 객관식으로 바뀐 듯한 느낌이 든다.
(쉬워진 건가?)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한 나머지
내 생각의 한계를 스스로 몇 가지 선택지로만 좁혀 놓은 편협한 시선 때문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
멀게만 느껴지는 나이 ‘50’이라는 숫자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용히 다가와 있겠지.
그때가 되면, 이 글을 쓰던 지금의 나를 떠올리며
‘그때의 나는 이렇게 세상을 느끼고 바라보고 있었구나’
하고, 어린 생각이라기보다 그 시절 나름의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