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ME(나)를 거꾸로 바라보면 WE(우리)가 된다.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이타적(利他的)인 존재다. 아니, 사람은 이타적인 존재라고 내가 믿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는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에서 보람과 행복과 성취감을 느낀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은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내가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중독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이 소중한만큼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나의 결심을 굳게 지켜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중독된 것에서 벗어나기가 조금은 수월해 질 수가 있을 것이다.
한동안 술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다. 매일 사람을 만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고 인간관계가 단절될 것만 같은 초조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 또한 술과 사람에 대한 중독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당장 하지않으면 큰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하지 않는다고 해서 별다른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중독의 굴레에서 허덕이는 시간을 끊고 그 시간에 좀 더 가치있는 일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중독은 습관이다. 모든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통제가 힘들다. 통제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것이 계속 생각나게 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_와이즈베리>라는 책이 있다. 프레임(Frame: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의 덫에 걸린 세상을 해부하는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어떤 단어를 들으면 우리 뇌 안에서는 그와 관련된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더욱 더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면 그 프레임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프레임은 자주 활성화될수록 더 강해진다. 이미 활성화된 프레임에서 벗어나려 애쓸수록 더더욱 그 프레임 안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이미 활성화된 프레임이라면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
<습관에 관한 글>
https://brunch.co.kr/@sondad/72
중독된 그 무언가가 생각날 때도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면 한결 편해질 수 있다. "중독된 그것이 또 나를 찾아왔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제3자의 관점으로 그것을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중독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중독을 통제하고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말고 단지 그것을 알아차리기만 해도 좋다. 알아차린 다음 그것을 깨닫고 숨을 한번 크게 쉬며 '내가 원치 않는 무언가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는 노력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며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는 노력' 대신 코끼리를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자. 이후 조금씩 중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을 살아가는 나를 만나보자.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살아갈 자유가 있다. 하지만 타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된다. 또한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살아갈 자유가 있다고 해서 중독에서 허덕이며 아무렇게나 살아가는 것은 단 한 번뿐인 내 인생에 대한 실례이자 모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