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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석현 Nov 25. 2023

뼈 때리는 이야기_11

인연의 유효기간 feat 만남과 헤어짐에 관하여

인연이라 생각했는데 인연이 아닌 일도 있고 반대로 인연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인연이 되는 경우가 있다. 평생 함께 갈 인연이라 생각하여 마음을 모두 주었으나 사소한 서운함으로 인연의 끈이 끊어지곤 한다. 피로 맺어진 가족의 경우에도 평생 갈 것 같지만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인연이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 직계보다는 친척들과의 관계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 친구나 지인과의 관계에서도 간이나 쓸개 다 빼줄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소한 감정 문제로 안 보고 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 일들을 몇 번 겪고 나면 인연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인연에도 유효기간이 있을까? 인연을 만들고 유지하고 때때로 정리하다 보면 인연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일컬어 인연이라 한다.

우리는 흔히 인연이라 말하고 좋은 인연만을 연관 지어 생각하지만 나쁜 인연도 인연이다. 그래서 인연을 맺음에 있어 신중해야 하고 유지함에 있어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꼭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인연만 만들 수는 없지만 몇 번 만나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인연은 기를 쓰고 이어갈 필요가 없다. 몰라서 이미 만들었다면 그 후 관계를 현명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 여부는 인연을 맺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 한편으로 번거롭고 어렵지만 번잡스러움을 감수하며 인연을 만들었다면 나에게 어떠한 인연인지 잘 판단하여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 사람은 사계절을 만나봐야 알 수 있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고 보니 나의 경우는 사계절을 두세 번은 겪어야 상대를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인연으로 맺어진 상대에게 대하는 태도는 지극히 상대적이다. 내가 잘하니 그도 나에게 잘하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그가 나에게 잘하니 나도 그에게 잘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나에게 잘하는 상대라고 하여 다 좋은 인연일 리는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간다. 나에게 친절하기만 한 그가 어떤 양면성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상대의 사생활까지야 알 필요 없겠지만 상대가 평소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 또한 나와의 인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더불어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사람은 보통 결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 그렇게 인연을 맺고 관계를 형성해나간다. 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가 나에게 실망을 안긴 사람을 꾸준히 만난다면 그와의 인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내가 싫어하는 상대와 굳이 만나는 것은 그의 자유라 뭐라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상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 또한 내 자유이니 관계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댐이 터지는 것도 티끌 같은 구멍에서부터 시작된다. 인연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서운함으로 인해 관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사소하다고 하지만 결코 사소할 수 없다. 서로의 사소한 서운함이 댐의 티끌 같은 구멍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나중에 인연의 유효기간이 다하고 나면 그제야 사건의 발단이 사소한 서운함 때문이었구나 하는 것을 서로가 깨닫게 된다.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연’에 대한 것이니 조금 복잡하고 번거롭더라도 다양한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잘못 맺은 인연으로 인해 몇 날 며칠 마음이 아팠던 경험이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내가 그때 이랬더라면 어땠을까? 상황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버스 떠난 뒤 손 흔들어봐야 뭐하겠는가. 그저 인연의 유효기간이 다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과거의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더 나은 인연을 엮어가면 그만이다. 애초에 몰랐던 인연이다. 끝난 인연에 연연하지 마라. 지금 인연에 충실하면 그것으로 되었다. 과거의 누군가와 인연의 유효기간이 끝난 후에는 새로운 유효기간을 가진 인연이 또다시 찾아온다. 그렇게 돌고 도는 것이 우리 인생살이다.


살아가며 참 중요한 것이 마치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우리네 인연이다. 인연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한편으로 너무 인연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구질구질하게 인연을 구걸할 필요도 없고 너무 매몰차게 끊어낼 이유도 없다. 그저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살면 된다. 인연의 유효기간이 다하면 어차피 자연스레 떨어져 나간다. 안 보고 살고자 노력했으나 자의든 타의든 인연의 끈이 이어져 다시 만나는 일도 있다. 이는 그와 나 사이에 인연의 유효기간이 아직 다하지 않은 것이다. <행복 총량의 법칙> <인생 총량의 법칙> <지랄 총량의 법칙>이 있는 것처럼 <인연 총량의 법칙>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늘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을 생각하며 중도(中道)를 지키는 삶을 실천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너무 가까이 지낼 필요도 없고 원수로 헤어질 필요도 없다.


꼭 만나야 하는 인연도 없거니와 꼭 만나지 말아야 하는 인연도 없다. 어찌 보면 후자에 속하는 인연을 조금은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 본인의 삶에 있어서는 조금 더 나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 또한 만나서 인연을 맺지 않으면 모를 일이기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사람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생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 좋은 인연은 멀리하고 좋은 인연은 가까이 당기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도 인연을 필터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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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브런치의 모든 글은 생각이 날 때마다 내용을 조금씩 윤문(潤文)하여 완성된 글로 만들어 나갑니다. 초안 발행 이후 반복 수정하는 과정을 꾸준히 거치니 시간이 지날수록 읽기가 수월하실 겁니다. 하여 초안은 '오탈자'와 '문맥'이 맞지 않는 글이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구하겠습니다. 아울러 글은 저자의 손을 떠나면 독자의 글입니다. 근거없는 비난은 거르겠습니다. 하오나 글에 대한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독자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겸허한 마음으로 활발히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분들로 인해 글을 쓸 힘을 얻습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저자 박석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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