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이와 초콜릿 공장 골든티켓

기적처럼 찾아온 태민이의 폴라로이드

by 송이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영화가 있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 공장인 '윌리 웡카 초콜릿 공장'의 주인 윌리 웡카가, 전 세계에 5개뿐인 웡카 초콜릿에 감춰진 행운의 '골든티켓'을 찾은 어린이 다섯 명에게 자신의 공장을 공개하고 그 모든 제작과정의 비밀을 보여주겠다는 선언을 한다.

다섯 명의 아이가 골든티켓을 찾아 공장을 견학하게 되는데 전 세계에 단 다섯 장뿐인 골든 티켓을 손에 넣는다는 설정이 너무 신기했고, 그 행운이 몹시 부러웠다.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는 찰리가 골든티켓을 찾았을 때의 기분을 알고 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그날.
2017년 10월 19일.
태민이가 <MOVE>로 컴백한 지 며칠 지난 어느 날 저녁이었다. 나는 퇴근을 하고 집에 와 그날 도착한 태민이의 앨범 택배를 개봉하고 있었다. 먼저 앨범을 받은 팬들 중에 태민이의 폴라로이드가 들어 있다는 후기를 보고 나서 혹시 내 앨범들 속에도 폴라가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가 됐다.

하지만 앨범 수십만 장 중 백 장도 안 되는 폴라로이드가 나에게 올 확률이 얼마나 될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나는 마음을 최대한 다잡고 앨범을 뜯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열.
열 장을 넘기고 열다섯 장이 지나도 폴라로이드는 나오지 않았다.
‘오늘 안 나와도 괜찮아. 아직 올 택배가 많잖아.’
스스로를 달래며 열일곱 번째 앨범을 개봉하던 순간이었다.

“어?”
포토카드를 빼려고 페이지를 넘기는데 뭔가 처음 보는 사진이 얼핏 보였다. 설마 하는 마음에 손을 덜덜 떨며 다시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아 골든티켓이다!!!!
태민이의 폴라로이드다!!!!!


나는 내 눈으로 폴라로이드를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소리 없는 비명이 터져나 왔다. 나는 폴라를 들고 방 안을 뛰어다녔다. 세상에 단 한 장뿐인 태민이의 폴라로이드가 나에게로 왔다는 사실에 나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낮에 친구에게 태민이 폴라로이드 너무 갖고 싶다고 했었는데 진짜로 나에게 오다니.

“야 너는 신이 내린 탬덕이다 진짜.”
폴라가 나왔다고 하자 친구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평소 태민이를 향한 내 지극정성을 하늘이 알아본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이 괜히 더 마음에 와닿았다. 그동안 덕질을 열심히 해온 보람을 실감한 저녁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태민이의 팬사인회가 있었다.
1년 8개월 만의 솔로 컴백 첫 팬사인회여서 마음은 가볍게 두 손은 무겁게 태민이를 만나러 갔다. 나는 태민이가 소롤 앨범이 나올 때마다 타이틀곡 제목으로 무드등을 맞춰 줬는데 이번 무브 앨범 등도 예쁘게 만들어가서 선물을 했다. 그리고 어제 나온 폴라로이드를 태민이에게 보여주었다.

“태민아 누나 폴라로이드 나왔어!”

영화 속 찰리가 윌리 웡카에게 골든티켓을 보여주었을 때 이런 마음이었을까? 폴라로이드 나왔다고 태민이에게 자랑하는 내 마음은 구름 위를 두둥실 걷는 기분이었다. 태민이는 내가 내민 폴라로이드에 작게 하트를 그려주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가슴이 터질 듯이 뛰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폴라로이드에 태민이의 하트라니.


사인을 받고 내려온 나는 폴라로이드를 소중히 품에 안았다.
태민이가 완성해 준, 나만의 골든티켓.
평생 간직해야 할 나의 보물.

팬사인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는 어두운 불빛 속에서도 계속 태민이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꺼내 보았다. 이게 정말 나한테 왔다고? 아직도 믿을 수가 없었다. 폴라로이드가 나왔다는 후기를 트위터에서 볼 때마다 부럽기만 했었는데 내 손에 들려 있다니.

시실 폴라로이드는 그저 사진 한 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내가 보낸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태민이를 생각하던 수많은 밤과 공연장, 앨범을 뜯던 손끝의 감각과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던 마음들.

그래서 이건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
우연처럼 찾아왔지만, 사실은 오래 쌓아 온 시간의 결과였다.
‘괜찮아. 잘해왔어’ 하고 조용히 등을 두드림 받는 기분.


태민이가 완성해 준 나만의 골든 티켓은 어쩌면 그날 하루를 위한 선물이 아니라, 그동안 잘해왔다는 인정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 그 폴라로이드를 꺼내 본다.
나는 폴라를 보며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덕질은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라는 걸. 오래 기다리고 사랑한 시간은 언젠가 나만의 골든 티켓이 되어 돌아온다는 걸.

이전 03화당첨되고도 가지 못한 눈물의 팬사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