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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석 Apr 07. 2022

장벽에 부딪힌 생명

리마인드 세계일주 여덟 번째 이야기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나뉘어 있다.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이기에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곳이지만 반면에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지역으로, 폭력 시위와 무력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

나는 베들레헴에 방문키 위해 서안지구를 지났는데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진 높이 8m, 총 길이 750km에 달하는 거대한 분리장벽을 보니 숨이 턱 막혀오는 것만 같았다.

이 분리장벽은 이스라엘 정부가 2002년부터 서안지구에 세워 팔레스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곳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말하길, 이스라엘과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소위 ‘2등 시민’으로 분류하여 이들에 대한 차별을 제도화하고 있는 등 팔레스타인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많은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나 또한 체크포인트를 통과할 때마다 외국인인 나에겐 금방 통과가 되었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물어보는 등 까다로운 절차가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근 소식을 접하기 위해 기사를 살펴보던  발견한 글인데 가슴을 울려 옮겨 적어본다.

검은 연기가 사방을 뒤덮었다.

쓰레기 태우는 연기가
바람을 타고 시야를 흐렸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 한 점 없는데,
장벽 앞 임시 쓰레기장에서는
유독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앞을 열 살 남짓한
소녀 둘이 걷고 있었다.

​아이들은 풍선을 쥐고 있었다.

​아차, 누군가 놓친 풍선이
하늘로 떠올랐다.

​그러나 풍선은 장벽에 부딪쳐
쓰레기 더미로 추락하고 말았다.

벽을 어루만지며 걸어가면서 하루빨리 이 시대 가운데 가난한 자와 고통당하는 자, 그리고 억압받는 자들에게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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