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COSMOS 1
한승수 옮김
친구들과 《코스모스》를 읽기로 했다. 5년 전, <사색하는 부엉이>라는 독서 모임에서 즐겁게 읽었던 책이다. 다시 한번, 읽어도 좋을 듯했다. 친구 중 한 명이 '코스모스 서점'엘 간다 했다. 꽃으로 기억하는 친구와 우주로 기억하는 친구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만나게 했다. 각자 책꽂이에서 잠자는 우주를 깨워보자 하였다. 챕터마다 색색의 포스트잇이 5년 전의 추억을 들춘다. 당시 발제자였던 김싸부의 프린트물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타 독서 모임의 책과 겸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 우리는 매주 한 챕터씩 읽고 매주 금요일 단톡방에 공유하기로 했다. 2023년, 기대감으로 다시 시작하는 《코스모스》의 첫 장을 넘긴다.
칼 세이건은 1934년 11월 9일에 태어나 1996년 12월 20일 우주의 영원한 여행자가 되었다. 앤 드루얀은 그의 세 번째 아내다.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라고 그는 서두에 고백한다. 1957년 린 알렉산더와 결혼 후 이혼, 1968년 화가인 린다 살츠만과 재혼한다. 외계에 보내는 파이어니어호에 알루미늄판의 남녀그림을 그린 화가가 두 번째 아내 린다 살츠만이다. 한국어판 서문의 '칼 세이건의 빈 의자'와 머리말을 읽는다.
영하 14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겨울이 지나갔다 하나 아직도 2월, 겨울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 끝자락에서 연분홍빛으로 빛나는 화성을 다시 만났다. 우주의 광활함이 과학의 딱딱함에서 벗어나 문학과 감성의 요소로 재탄생되는 구절이었다.
p. 23 화성의 하늘이 우리에게 익숙한 푸른색이 아니라 연분홍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봄이 오면 남천에는 수백 년 된 벚나무에서 찬란한 벚꽃들이 난분분하다. 봄의 역사가 해마다 연분홍으로 빛나면 누구는 시인의 시를 읊고 누구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얼마 전 개봉한 <정이>라는 영화에는 새로운 우주 기지의 쉼터인 '쉘터'가 나온다. 머지않아 봄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이 쉘터인 화성으로 연분홍 벚꽃과 함께 날아갈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화성이 봄이라면 타이탄의 해안은 여름이 될 것이다. 그는 타이탄의 해안이 프랑스 남부의 비아리츠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동대구역의 신세계 백화점 8층에는 '루앙 스트리트'가 있다. 그 거리를 걷다 보면 마치 내가 프랑스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 이 길의 끝자락 어딘가는 분명 비아리츠 해변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류 카페>의 드립 커피는 비싸지만 낭만스럽다.
칼 세이건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은 어쩌면 가을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코스모스》에는 사계가 있다. 다시 읽는 칼 세이건의 우주에서 나는 비발디의 <사계>처럼 신나고 흥겨운 자연의 소리까지 발견하고 기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