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COSMOS 2

1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by 글똥

종이 울린다. 1교시가 시작됐다. 수백 년의 시간 속에 잠든, 기원전 300년경부터 600년 동안의 학자들이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모였다. 별의 밝기를 추정한 히파르코스, 기하학의 유클리드, 언어학의 디오니시우스, 생리학자 헤로필로스, 톱니바퀴 열차와 증기 기관을 발명하고 로봇에 관한 최초의 책 《오타마다》 를 저술한 헤론, 수학자 아폴로니우스, 유레카의 천체 공학자 아르키메데스, 점성술의 프톨레마이우스,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여인 히타피아, 그러나 누가 뭐래도 알렉산더 대왕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알렉산드리아는 알렉산더가 건설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특히 알렉산더 대왕은 탐구 정신이 투철하여 종 모양의 잠수 기구를 타고 홍해 바닷속으로 내려간 최초의 인물이라는 전설도 내려온다. 그의 호기심은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정박하는 모든 배를 검사하였다. 밀수품이 아닌 책 찾기였다. 지금은 불타 없어졌으나 그렇게 베껴 쓰고 모은 파피루스 두루마리 책이 50만 여권이나 된다 한다. 도서관을 거쳐간 그들의 이름을 읊는 것만으로도 나는 벅차다.


하물며 코스모스랴. 게다가 코스모스의 티끌 같은 안드로메다, 그 안에 은하수 은하의 작은 티끌인 지구의 어느 티끌이 나라는 게 굉장하게 다가온다.


p.41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 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다... 게다가 각 은하에는 적어도 별의 수만큼의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거슬러 내려와 나라는 존재가 드러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간이 필요할까. 그들이 모두 잠든 후 지중해를 건너 도착한 21세기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엄청난 세월의 내공을 간직한 듯 웅장했다. 어쩌면 도서관의 공기 중에 깃털처럼 가벼워진 그들의 숨결이 내 숨결과 만났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파스칼은 '우주는 공간을 온통 둘러싸서 나를 원자 알갱이 하나 삼키듯 먹어 버린다. 나는 생각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한다'라고 했다. 《멋진 신세계》의 올더스 헉슬리의 조부 토머스 헉슬리는 '지성에 관한 한 우리는 설명이 불가능한, 끝없는 무지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그 섬을 조금씩이라도 넓혀 나가는 것이 인간의 의무'라고 했다. 에라토스테네스가 지구의 크기를 잴 수 있었던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우리가 우엘바 항구에서 시작한 콜럼버스의 탐험에 무게를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칼 세이건은 '우리가 코스모스에서 나왔다'라고 말한다. 나는 신의 존재를 부정한 그와 달리 코스모스는 신의 작품이며 티끌 같은 그 별은 신에게 선택받았고 그 별의 티끌 같은 내가 신에게 선택받았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고 감사함을 고백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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