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렌 카페

by 글똥

친구가 보고 싶어 들른

오픈한 지 두 달된 친구의 카페

문을 열자

바닥에 엎드려 두리번거리는 친구가 보인다


잦은 봄비에

혹시 벌레라도 꼬일까

구석구석

나프탈렌을 보물처럼 숨겨 두었다는 남편

그 위치가 정확히 어딘지 모른다는 남편

덕분에 친구는

커피를 내려주고 한참이나 더

바닥과 한 몸이 되어 보물 찾기를 했다


오직

아내를 위한 남편의 마음

그 감동 한 꼬집에 불편한 시간들이 숨는다

카페를 열고 들어서는데

마치 옷장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라는

친구의 말에

나도 모르게 한참이나 크게 웃었는데

다행히 손님이 오기 전이었고

그래서 나는 더 오래 웃을 수 있었다


때로는 도움이 불편이 되지만

오십 고개를 넘은 우리에게

도움과 불편은

모두 사랑과 배려로 읽히는

그런 시절

행복한 중년


함께 건넌 생의 시간만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이미

나프탈렌 같은 방부제

불편한 삶의 역사가 벌떡 일어나 덤벼도

결코 꼬이지 않는



매거진의 이전글우리는 누군가에게 대나무숲이 되어 준 적이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