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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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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Apr 22. 2024

우리는 누군가에게 대나무숲이 되어 준 적이 있었던가

나이가 들면

자꾸만 입으로 기운이 모인다는

그래서 했던 말 또 하고

재미없는 말 자꾸 하는


그를 피해

슬금슬금 모인 우리

나이가 들수록

입을 닫아야 한다고

했던 말 또 하고

재미없는 말 자꾸 하는

역사의 역사


어쩌면 그는

대나무숲이 필요했을지도 몰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치고 싶었던 가슴 속 깊은 사연

어딘가 뿌려두고 싶었는지도 몰라


빙글빙글 돌다가

겨우 적당한 자리를 찾았는데

그게 바로 우리였는데

미처 마중물이 되지 못하고

우리는 서둘러 그 을 빠져나온 건 아닐까


그래서 지금

우리들도 그처럼

대나무숲을 서성이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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