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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 한 잔

오십이 되니

by 글똥


오십이 되기 전에는

예쁜 꽃만 보였습니다

노랗거나

붉거나

혹은

보라색으로

멋부린 꽃들 말입니다


오십이 되니

이제

꽃을 피운

고목나무의

단단한 등껍질이 먼저 보이고

꽃잎 아래

무성한 초록잎들이 환하게 빛납니다


그 잎들에 누워

쉬고 있는

그림자를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게로 건너 온

봄날의 시간이

조용히

내 영혼을 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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