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텅 빈 식당, 흔들린 일상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질 때

by 쏭저르

오늘 성북동의 한 유명한 식당에 갔다. 평소라면 점심시간에 줄이 길게 늘어서고, 협소한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도로 한가운데까지 차량이 늘어선다. 주차를 도와주는 직원들까지 있어도 늘 북적이는 곳이다. 그런데 오늘, 12시 정각에 도착했는데도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낯선 풍경이었다. 어제 내린 그 대통령 결정이 만든 여파 같았다.


이런 순간들에 우리는 잊고 있던 어떤 본질을 떠올리게 된다. 개인, 사회, 국가라는 것. 어쩌면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우리는 종종 돈의 가치를 일의 가치보다 더 우선시하며 살아왔다. 나도 그런 면에서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의 위기가 닥치자, 이런 가치들이 한순간에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우리는 안락함과 안정이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믿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당연함 속에 균열이 생겼다. 일상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흔들릴 때, 우리는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 이런 흐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또 어떤 방향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할 지혜가 필요하다. 누군가 우리의 평온한 밤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단호히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안락함과 자유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지켜내야 할 가치다.


어제, 우리는 그 진리를 다시금 배웠다. 삶의 본질은, 종종 잊고 있던 그 단단한 진실 위에 서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 장면이 바꾼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