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데려가는 꿈일까
간밤에 많이 아팠다. 코로나19 이후로 이렇게 아팠던 기억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며칠을 거의 누워 지내다 보니 몸은 뻐근해졌고 누워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내일은 병원에 가서 수액이라도 잔뜩 맞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잠들었다.
그렇게 2개의 꿈을 연달아 꾸었다. 첫 번째 꿈은 지하철 안이었다. 나는 외국인 비영리단체 대표 2명과 미팅인지 인터뷰인지 모를 자리에 있었다. 통역가도 함께였는데 말끔하고 전문적으로 통역을 해주었고 그게 참 고마웠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직전 감사 인사를 전하며 명함을 건네려고 명함지갑을 열었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받은 다른 사람들의 명함만 계속 나왔다. 끝내 내 명함을 찾지 못한 채 지하철에서 내렸고 이후 사무실로 가서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이메일을 보내며 꿈은 끝이 났다.
두 번째 꿈은 버스에서 시작됐다. 20대 초반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만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버스에서 내렸다. 한참을 산책하듯 걸어 친구의 집 앞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식당인지 카페인지 가게와 집이 함께 있는 공간이었다. 친구는 같이 밥을 먹자고 했지만 나는 한사코 거절하고 그냥 내 길을 걸어 나왔다.
꿈이 너무 생생해서 잠에서 깨자마자 메모장에 2개의 꿈을 적어 두었다. 돌이켜보면 예전에도 유독 많이 아픈 날이면 이렇게 선명한 꿈을 꾸곤 했다. 오늘은 결국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았고 이제야 몸이 조금 돌아온 느낌이다.
꿈속 무의식이 지금의 내 상태를 보여준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찾아지지 않던 나의 명함은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역할과 앞으로의 새로운 도전이 아직 무의식 속에서 또렷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를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새로 만난 사람들과 오래된 사람들 그리고 결국 새로운 쪽을 선택하고 과거를 흘려보내며 걸어 나온 장면까지. 신기한 꿈이었고 그래서인지 그 해몽이 왠지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