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썸머

계절을 흘려보내는 마음

by 쏭저르

최근에 새로 산 자동차는 음성으로 제어가 된다. 아이도 이제 나에게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지 않는다. “아리야”라고 부르고, 원하는 노래 제목을 말하면 곧바로 흘러나온다.


요즘 아이가 가장 자주 찾는 건 아이브의 노래다. 하지만 발음이 정확하지 않았는지, 어느 날은 아이유의 곡이 재생됐다. 제목은 <바이, 썸머>였다.


그 순간, 노래 가사가 마음을 건드렸다. 한 계절을 보내는 건 늘 쉽지 않다. 특히 올여름은 습하고 무더워서 더 지치고 힘겨웠다. 많은 에너지를 쓰고, 남은 건 기운 없는 기억뿐이었다.


9월이 되었지만 여름은 아직 다 가지 않았다. 낮은 여전히 뜨겁고, 비는 예고도 없이 쏟아졌다. 여름의 열기가 조금은 남아 있는 계절. 그래서인지 여전히 끝자락에 붙잡혀 있는 기분이다.


그러다 문득, 이 노래를 들으며 생각했다. 이제는 훌훌 털고 싶다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마음도 가볍게 하고 싶다고.


올여름은 답답했다.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늘 따라다녔다. 머릿속에 맴돌고, 마음속에 눌려 있던 계절이었다.


그래도 계절은 반드시 바뀐다. 가을은 언제나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온다. 낙엽이 쌓이고 공기가 선명해지면, 나는 다시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인생도 그렇다. 계절처럼 흘러가며, 조금씩 그윽해지고 단단해진다. 풍파와 고단함을 흘려보낼 때마다 한 겹 더 단단해진다.


바이, 썸머.

그리고 하이,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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