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청개구리

작아도 충분한 자연의 위로

by 쏭저르

우리 집은 이제 지은 지 5년 된 아파트다. 이사 온 첫해 여름, 단지 한가운데 조성된 연못에서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 인공으로 만든 공간이지만, 물 위에 비치는 가로등 불빛 아래로 개구리 울음소리가 밤마다 퍼졌다. 도심에서 듣는 “개굴개굴” 소리가 이렇게 반가울 줄은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곤충들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메뚜기와 방아깨비 같은, 어릴 적 시골에서 보던 곤충들이 단지 한가운데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며칠 전에는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작은 청개구리를 발견했다. 어린아이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아 들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작은 생태계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생각해보면 이 변화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한강 둔치 곳곳에 자연 친화적인 습지가 생기고, 도심에 캠핑장과 산책길이 늘어나면서 자연의 숨결이 서서히 돌아왔다. 작은 연못이나 텃밭, 나무가 심긴 산책길 같은 공간들이 도시를 바꾸고 있다. 이런 장소가 많아질수록 도시도 더 건강해지고 사람들도 숨을 고를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잠깐의 쉼터가 되어주는 나무 한 그루, 작은 습지 한 곳이 도시의 공기를 맑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정책이란 것이 이런 시간을 긴 안목으로 바라보며 이어지는 것이라면 좋겠다. 눈앞의 이익보다 먼 미래를 상상할 줄 아는 정치인들이 많아져서, 아이들이 살아갈 도시가 더 생명력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요즘 저녁 바람은 선선하다. 창문을 열면 곤충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빽빽한 아파트 숲 한가운데서도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그 소리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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