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하다는 말

잠시 멈춰 서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by 쏭저르

수년 전만 해도 노래 경연 프로그램의 인기는 뜨거웠다. 기획사와 손잡고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고 아이돌을 데뷔시키는 방식도 등장했다. 방송의 힘은 막강했고 오디션 무대와 성공 스토리는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그중에서도 원조격으로 떠오르는 프로그램은 단연 슈퍼스타K다. 많은 아티스트가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지만 요즘 문득 생각나는 이름은 시즌4 우승자 로이킴이다. 특히 그가 불렀던 ‘힐링이 필요해’라는 곡이 마음속에 남아 있다.


경연대회에서는 선곡이 승부를 좌우한다. 당시는 윤건이 막 발표한 신곡을 선택하는 것이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미 대중성이 검증된 곡이 아닌 만큼 위험 부담이 컸다. 그러나 그 노래는 오히려 신선했고 무대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깔끔한 이미지와 담백한 목소리도 매력이었지만 그보다도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가사의 메시지였다.


당시의 분위기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 지쳐가는 마음, 외로움. 그 속에서 “힐링이 필요해”라는 말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공감으로 다가왔다. 힘들면 잠시 놓아도 된다는 위로, 누구의 조언이나 해답보다 필요한 건 쉼이라는 사실. 그 짧은 문장이 주는 힘은 의외로 컸다.


지금 이 시대의 힐링은 무엇일까. 돈에 대한 이야기일까. 아니면 사랑에 대한 걸까. 혹은 누구나 품고 있는 외로움일까. 각자 느끼는 건 모두 다르겠지만 진짜 쉼과 치유란 우리에게 주어질 수 있는 걸까. 멈추면 뒤처진다는 현실,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힐링이란 그저 잠시 쉬고 싶다는 조용한 외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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