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을 올려도 계속 쓰는 것들

내 소비에서 시작된 투자 기준

by 쏭저르

나는 유니클로 옷을 좋아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서 입었고, 내 체형에도 잘 맞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바지나 셔츠를 사더라도 크게 부담이 없다. 바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그때도 지금도 대략 4만 원 정도면 사겠거니 생각하면, 그 가격대에서 더 편하고 질 좋은 제품을 늘 찾을 수 있다.


제품은 좋아졌지만 가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소비자는 편하고, 기업은 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가격을 쉽게 올리지 않는 선택. 경쟁이 치열한 의류 시장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브랜드도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미국 시장에서 요금을 인상했다. 광고 요금제는 7.99달러에서 8.99달러로 약 1달러 올랐고, 일반 정액 요금제는 17.99달러에서 19.99달러로 약 2달러 인상됐다. 보통 이런 가격 인상은 미국에서 먼저 적용되고, 몇 개월 뒤면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넷플릭스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디즈니+나 Amazon Prime Video보다 우위에 있고, 콘텐츠 제작사들도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에 작품을 공개하려고 한다.


이런 기업은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는 쉽게 떠나지 않는다. 결국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매출이나 이익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투자 역시 생각보다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하지만 내가 직접 소비하고 사용하는 서비스는 다르다. 넷플릭스처럼 일상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비교적 명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감각은 투자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가격이 올라도 계속 쓰는 것들. 어쩌면 이 단순한 기준 하나만으로도, 투자는 훨씬 더 쉽고 편안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