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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000 시대, 돈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부동산의 시대에서, 성장 산업으로 향하는 자본의 이동

by 쏭저르

최근의 경제 뉴스는 온통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협정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했다는 소식은 상징적이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국 경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재명 정부가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더 큰 흐름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유동성이 다시 풀리고 있다는 데 있다. 돈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자산시장의 상승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다만 이번에는 부동산보다 증시로 이동하는 자금의 흐름이 눈에 띈다. 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방향의 변화다.


부동산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이다. 그러나 ‘땅’은 한계가 있다. 자본은 결국 성장하는 산업으로 향해야 한다. 지금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보여주는 막대한 시가총액은 그 증거다. 그들은 증시의 호황을 기반으로 자본을 확충하며,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상속이나 지분 승계가 아니라, 경영의 역량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IMF 위기를 극복하며 얻은 자신감이 아직 남아 있다면,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능동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재벌 중심 구조가 산업의 활력을 막아온 것도 사실이다.


코스피 4000이라는 숫자에 사람들이 예전만큼 열광하지 않는 이유는 불신과 피로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상승은 단기적 투기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자산 팽창의 시대에 주식이 앞서 오르고, 뒤이어 부동산이 오르더라도 그 자체가 경제의 활력을 증명하는 과정일 수 있다.


이제는 똑똑해진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부동산이 아닌 주식으로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한국 자본시장은 더 성숙해질 것이다. 코스피 4000은 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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