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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의 시대, 달러와 자산의 힘겨루기

관세와 금리, 트럼프 시대의 경제 전략

by 쏭저르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국은 관세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오래된 FTA 관계 속에서 이번에 15%의 관세 협정을 체결했다. 동맹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 관세를 매개로 영향력을 넓히고 지지세를 모으려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이 물가에 전가하지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관세와 미국 내 투자가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것이 자명하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인세 인하로 세수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저금리를 병행해 투자와 소비를 동시에 자극하려는 셈이다.


스테이블코인과 달러의 확장


최근 미국은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본격적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이는 달러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미국 국채의 유통 범위를 기업 단위까지 확장시키는 전략이다. 결국 시장에 풀리는 돈은 더 많아지고, 화폐 가치의 하락은 가속화된다.


금값 상승도 같은 맥락이다. 금의 쓰임새보다 더 많은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간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확대 역시 화폐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낳는다.


기업과 자산가에 집중되는 부


이렇게 풀린 돈은 결국 기업과 자산가에게 다시 흘러들어간다. 개인은 저축을 해도, 소비를 해도 손해를 본다.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인플레이션은 잠잠해지지 않고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 돈의 가치를 지키려면 잘 버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가상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산의 하락 효과를 피하기 어렵다.


국내 증시의 상승도 단순한 부양책 때문이 아니다. 정치적 안정성과 그동안 눌려 있던 자산시장이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나타나는 흐름이다. 개인이 현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줄어든다.


아르헨티나의 교훈


극단적인 사례는 아르헨티나다. 월급을 받자마자 소비를 해버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음 날이면 물가가 치솟아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금의 글로벌 환경은 완만하지만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조건


과거에는 낮은 금리와 안정된 물가가 이어졌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시대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돈은 끝없이 발행된다. 여기에 가상자산 거래를 쉽게 허용하는 정책이 결합하면서 화폐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더 이상 단순 저축이나 보증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돈을 잘 버는 기업, 금, 가상자산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현금에 묶여 있는 순간 그것은 손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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