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의 불은 꺼지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카드가 바꿔놓은 시장의 방향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서울의 핵심 지역은 다시 뜨거워졌다. 강남과 용산, 마포를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오르며 시장은 다시 들썩였다. 내수 경기는 여전히 어두웠지만, 새로운 정부가 꺼내들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자산 시장을 밀어 올렸다.

주식 시장의 반등도 한몫했다. 풀린 자금이 주식을 거쳐 부동산으로 흐를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이 되었다. 서울의 땅과 집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빠르고, 의외로 강한 한 수

시장 참가자들이 정권의 인선 완료를 기다리는 사이, 정부는 먼저 행동했다. 총리도, 장관도 자리 잡기 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부동산 대출 규제부터 꺼내 들었다.

이 조치는 뚜렷했다. 다주택자에게는 대출의 문이 닫혔고, 실수요자만을 위한 조건들이 붙었다. 집을 사면 직접 살아야 했고, 대출을 받는다면 그 조건은 이전과 달라졌다. 갑작스럽고 강력한 조치에 시장은 당황했고, 고가 주택 중심의 흐름은 급격히 멈췄다.

고가 주택은 멈추고, 시선은 바깥으로

대출을 통해 중심지의 고가 주택에 진입하는 길이 좁아지자, 사람들의 눈은 자연스레 외곽으로 향했다. 부담은 덜하면서도 교통과 생활이 연결되는 곳. 소형 면적이지만 실거주에 무리가 없는 곳.

이제는 그런 아파트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의 단지들이 새로운 관심의 중심에 섰다. 급등보다는 안정, 투기보다는 거주의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정책은 단호했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이 조치는 단순한 규제 그 이상이었다. 이 정권이 바라보는 부동산의 방향이 무엇인지, 단 한 번의 발표로 시장은 알 수 있었다. 거품은 꺼내고, 기회는 실수요자에게 넘긴다는 원칙.

지금의 정책 흐름은 부동산을 단기 투자 수단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 그 안에서 이뤄지는 조정과 균형은 일시적 냉각이 아니라 건강한 체질 개선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제는 공급의 품격이 중요한 시점

시장 안정을 위해 남은 과제도 있다. 재건축에 대한 방향성, 그리고 공공임대 확대에 대한 신호가 그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공급도 ‘속도전’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시장은 품격 있는 공급을 원한다.

그것이 삶을 담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되찾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와 맞닿는다면, 시장은 충분히 응답할 것이다.

꺾인 곡선 이후,

누가 먼저 다음 페이지를 펼칠 것인가

고점의 열기는 식었다. 투기적 기대는 거두어지고, 실거주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흐름을 이끈 첫 번째 단추가 지금의 정책이다.

시장은 움직이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다음 페이지다. 더는 불안정한 고점 위에서가 아니라, 실제 삶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바탕 위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