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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뽀송 Mar 02. 2022

22살에 나는 왜 프로덕트매니저가 되었는가

26살에 대졸이면서 PM 4년차가 가능했던 이유

현재 나는 26살 4년 차 프로덕트매니저로 배달의민족에서 플랫폼 기획을 하고 있다.

보통 위와 같이 간단히 날 소개하면, 어떻게 대졸이면서 26살에 4년차일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신다. 그래서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의 현재까지 내가 고민하고 선택해온 길을 써 내려가 보고자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내 꿈은 사람들의 일상에 아주 잠깐이라도 행복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당시 2012년이었는데, 이때부터 모바일 프로덕트가 세상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또한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때이다. 이때부터 시장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어떤 일을 해야 사람들의 일상에 내가 스며들 수 있을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고민을 해보았을 때, 가장 좋은 수단은 모바일 프로덕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가장 많은 고객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은 모바일 프로덕트라는 것을 깨달았고, 이때부터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일상을 이롭게 해주는 모바일 프로덕트를 진짜 잘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던 나는 마케팅 원론, 영업 관리론, 유통 관리론, 조직 행동론과 같은 전공 수업을 듣고 과제와 시험들에 충실하는 것은 절대 내 꿈을 빠르게 이루는 방법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열심히 학교 밖의 활동에 충실하기 시작했다.


IT 특성화고를 나온 덕에 고교 졸업 후부터 취업을 해 IT업계에서 개발자 또는 디자이너로 일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기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모바일 프로덕트를 기획하기도 했고, 이러한 경험이 조금씩 쌓이고 나서 나는  3학년 1학기를 마친 후 휴학을 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서비스 기획 외주를 하며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다.


21살 때 사이드프로젝트로 처음 기획한 프로덕트 (UX 기획, UX Writing, 마케팅)


내 프로덕트를 만들 수 없더라도, 적어도 클라이언트의 사용자에게 쓸모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프로젝트를 해내고자 했지만, 성숙해 보이지 않는 외모와 목소리, 그리고 어리숙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아빠 뻘은 되는 클라이언트로부터 무시를 당하기도 했고, 강도 높은 요구사항을 대가 없이 받는 등 포기하고 내 친구들처럼 학교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프로덕트를 잘 만드는 사람'이 되기에 내 실력은 턱없이 부족했고, 어떻게 해서든 많은 경험치를 쌓고 흡수해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프로젝트를 끝낸  또다시 외주계약으로 미팅하게 되었는데, 신생 스타트업이었던 클라이언트로부터 프로덕트 매니저로서의 제안을 받았다. 프로덕트에 몰입할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그때부터 회사에 소속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게 되었다.  빌딩도    신생 회사였지만 직접 처음부터 기획을 하며 B2B 프로덕트를 오픈한 이후에 고객사에 납품까지   있는 경험은 언젠간  프로덕트를 만들 때에도 엄청나게 도움이  선행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몰두할  있었다.


그렇게 나는 22살부터 프로덕트 매니저로의 일을 시작했다. 그러기엔 사수도 없었고 초반엔 동료도 없었기에 누군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너무나도 많이 불안했다. 퇴사 무렵까지도  프로덕트매니저는 나 혼자였지만, 프로덕트 초기 기획부터 오픈 후 운영까지 모두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첫 회사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며 담당했던 업무 요약


학교를 벗어나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는 경험은 너무 값졌다. 안타깝게도 더 이상 학교생활에 몰두하는 것보단 계속해서 현업에서의 경험을 쌓는 것이 프로덕트를 잘 만드는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후에도 나는 총 휴학 1년과 1학기의 현장실습의 기회로 학점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었고, 두 곳의 회사를 전전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1학기부터는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어, 대학시절의 마지막 4학년을 회사와 학업을 병행하며 졸업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남들처럼 취준생 기간없이 일을 할 수 있었지만,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은 진정한 자연인으로서 나 자신을 더 이상 학교가 아닌 내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 또한 인지하고 있어야 했다. 사실 내가 그동안 모험을 해볼 수 있었던 건, 내가 모험가 성향이어서가 아니라 언제든지 도망쳐 나와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졸업할 무렵 내가 내 이상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의 나와 내가 꿈꾸는 나는 어떻게 다를까? 내 이상을 향해 성장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환경에서의 일을 해야 불안하지 않고 꿈을 향해 전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회사의 조건


1. 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보고 배울 수 있는 사수가 간절했다.

- 첫 회사와 직전 회사에선 사수와 고민을 나눌 동료 PM도 부족했다. 내가 어떻게 성장해야하는지 보고 배울 수 있는 사수가 간절했다.

2. 유저가 많고, 매출이 나오는 큰 서비스에서의 경험이 필요했다.

- 내가 경험했던 프로덕트는 1) 완전 초기 모델이거나 2) 이제 scale-up을 하고 있는 곳이었고 사용자가 많지 않아 다양한 영향도에 대한 고려와 대응이 부족했다.

3. 사용자 영향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 규모가 큰 프로덕트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사이즈가 너무 커서 나같은 주니어의 역할이 너무 작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결재만 받으러 다니는 등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고 싶지 않았다. 더 큰 성장을 위해 부담되지만 사용자 영향이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 조건을 다 만족하는 회사로 이직을 했고, 지금의 회사를 다니고 있다.

일을 배우면 배울수록 나는 너무 부족하고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훌륭한 사수를 보면서, 동료들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성장하면 될지에 대해 눈으로 보고 계획할 수 있는 지금에 만족하고 있다.

2021년 연말에 팀장님의 감동 메시지 중 일부


26살이 된 나는 여전히 "사용자에게 이로운 프로덕트를 진짜 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간 이 꿈 하나만 보고 성장해온 만큼 내가 가장 잘하는 건,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형 프로덕트매니저로서, 앞으로 성장록을 브런치에 기록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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