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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edkingko Jun 05. 2018

기억 속 노랗게 물든 바다

지난 기억 사진첩


기억 속 노랗게 물든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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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1일, 여자친구의 생일을 기념해서 떠났던 동해 묵호항.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숙소는 너무나도 멋졌다. 밖으로 자그마한 등대가 보였고 바다는 쉬엄쉬엄 파도물결을 일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해는 이미 저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금만 일찍 올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시간이 다 되서 우리는 옷을 갈아입고 밥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건물 1층에는 숙소 주인이 하는 카페가 있다. 숙소 역시 카페를 통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카페가 문을 닫는 밤 10시 이후에는 뒷문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우리는 미리 탐방 겸 뒷문으로 나갔다. 이곳으로 잘나왔다 생각이 들만큼 오래된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바다는 노란 빛을 머금었다. 파도는 묵호항에 도착했을 때보다는 조금 거칠어졌다. 그래서 내가 이 날을 노랗게 물든 바다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블로그에서 로컬맛집이라고 알려 준 곳에 가서 막회를 시켰다. 막회가 나오기 전에 여러가지 음식들을 가져다주셔서 정작 막회는 다 먹지 못했다. 다음에 묵호항에 오게 되더라도 이 곳은 또 갈 것 같다. 그만큼 맛집 인정!



회를 먹고 나오니 이미 바다와 하늘의 수평선은 검게 물들어 보이지 않았다. 횟집 옆에 있던 카페에 잠시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밤바다 소리를 만끽했다.



숙소에 돌아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피오니 딸기케이크와 G7 와인을 곁에 두고 생일 축하파티를 했다. 언젠가 어느 뮤직펍에서 먹었던 브리치즈가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우리는 직접 브리치즈를 해먹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잠이 든 우리를 맞이한건 붉은 새벽이었다. 잠결에 일어나보니 동해의 푸른 바다와 붉은 하늘이 커튼을 물들이고 있었다. 사실 이 사진을 찍은 뒤에 다시 잠에 들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아침에 일어나서 편의점 라면 해장을 하러 길을 나섰다. 중간중간에 불가사리들이 육지까지 올라와 있더군. 왜 여기 있는거니, 넌?


라면 해장을 하고 잠시 산책을 한 우리는 숙소에 돌아와 다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여행은 보통 휴식을 위한 여행이 대부분이다. 결국 체크아웃 시간이 되어 사진 몇 장 찍은 채로 숙소를 나섰다.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잠시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가지고 길을 떠났다.



점심시간이 다 되서 초당순두부마을에 어느 가게에 들어가 순두부찌개와 모두부를 먹었다. 생각해보니 요즘 두부를 많이 먹는 것 같네.



동해에 오면 항상 들리는 하조대해변. 성수기를 피해 와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언제나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바다 또한 넓고 깨끗해서 좋은 곳, 그런 곳이다.



기억을 되돌려보니 그날은 그랬다. 너무 산만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았다. 딱 알맞게 동해는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리고 내 여자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지난 기억 사진첩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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