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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 노랗게 물든 바다

지난 기억 사진첩

by nakedkingko


기억 속 노랗게 물든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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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1일, 여자친구의 생일을 기념해서 떠났던 동해 묵호항.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숙소는 너무나도 멋졌다. 창 밖으로 자그마한 등대가 보였고 바다는 쉬엄쉬엄 파도물결을 일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해는 이미 저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금만 일찍 올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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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이 다 되서 우리는 옷을 갈아입고 밥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건물 1층에는 숙소 주인이 하는 카페가 있다. 숙소 역시 카페를 통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카페가 문을 닫는 밤 10시 이후에는 뒷문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우리는 미리 탐방 겸 뒷문으로 나갔다. 이곳으로 잘나왔다 생각이 들만큼 오래된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바다는 노란 빛을 머금었다. 파도는 묵호항에 도착했을 때보다는 조금 거칠어졌다. 그래서 내가 이 날을 노랗게 물든 바다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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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로컬맛집이라고 알려 준 곳에 가서 막회를 시켰다. 막회가 나오기 전에 여러가지 음식들을 가져다주셔서 정작 막회는 다 먹지 못했다. 다음에 묵호항에 오게 되더라도 이 곳은 또 갈 것 같다. 그만큼 맛집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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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먹고 나오니 이미 바다와 하늘의 수평선은 검게 물들어 보이지 않았다. 횟집 옆에 있던 카페에 잠시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밤바다 소리를 만끽했다.



숙소에 돌아와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피오니 딸기케이크와 G7 와인을 곁에 두고 생일 축하파티를 했다. 언젠가 어느 뮤직펍에서 먹었던 브리치즈가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우리는 직접 브리치즈를 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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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잠이 든 우리를 맞이한건 붉은 새벽이었다. 잠결에 일어나보니 동해의 푸른 바다와 붉은 하늘이 커튼을 물들이고 있었다. 사실 이 사진을 찍은 뒤에 다시 잠에 들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아침에 일어나서 편의점 라면 해장을 하러 길을 나섰다. 중간중간에 불가사리들이 육지까지 올라와 있더군. 왜 여기 있는거니,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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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해장을 하고 잠시 산책을 한 우리는 숙소에 돌아와 다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여행은 보통 휴식을 위한 여행이 대부분이다. 결국 체크아웃 시간이 되어 사진 몇 장 찍은 채로 숙소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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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있는 카페에서 잠시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가지고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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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다 되서 초당순두부마을에 어느 가게에 들어가 순두부찌개와 모두부를 먹었다. 생각해보니 요즘 두부를 많이 먹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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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오면 항상 들리는 하조대해변. 성수기를 피해 와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언제나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바다 또한 넓고 깨끗해서 좋은 곳,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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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돌려보니 그날은 그랬다. 너무 산만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았다. 딱 알맞게 동해는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리고 내 여자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지난 기억 사진첩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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