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kedkingko May 07. 2020

ep.02 - 사회교과서가 지리로 시작하는 이유

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ep.02 

- 사회교과서가 지리로 시작하는 이유



 이제 본격적으로 사회교과서를 살펴볼텐데요. 중학교에 처음 들어가게 되면 가장 궁금한게 교복이랑 교과서 잖아요? 교과서 아니라고,아니었다고 말하는 분들 많으신 것 같은데 어쨌든 그 이후로는 다신 안본다 하더라도 교과서를 받으면 한번 쭉 훑어 보긴 하잖아요?


 그런데, 혹시 교과서 넘기다 이런 생각 안해보셨어요? 사회 교과서 맨 앞에 왜 지리 분야가 있을까? 


 사실 지리과목이 가장 인기있는 과목도 아닙니다. 보통 수능 사탐 선택 비율을 보면 1위가 생활과 윤리, 2위가 사회문화, 그 뒤로 한국지리와 세계지리가 나란히 3위와 4위를 달리고 있죠. 한국지리와 세계지리를 합치더라도 사회문화 만큼 선택 비중이 나오질 않습니다. 물론 수능 선택과목은 다양한 전략적 선택이 교차하기 때문에 재미나 인기와 직접 연관시킬 수는 없지만, 대체로 재미없고 어려운 과목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잖아요?


 별로 인기도 없는 지리를 가장 먼저 배우는 이유 뭘까요? 바로 여러분들이 국가의 구성원, 즉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식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죠..


 지리는 지구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땅과 바다 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들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죠.


 예를 들어 볼게요. A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A의 아버지는 어떤 지역에 땅을 가지고 있었어요. A는 자라면서 아버지가 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그 땅이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인지, 또 그 땅이 산인지 강인지 바다인지 도로인지 위치는 도시인지 시골인지 아는게 없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게 됩니다. A는 아버지가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으니 별 볼일 없는 땅일 거라고 생각하고 잊은 채 일상을 살아가죠.


 모두가 남의 것을 탐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A의 아버지 땅과 붙어있는 땅들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들이 종종 보이던 A의 아버지가 잘 나타나ㅍ지 않는 것을 눈치 챕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A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그래서 예전부터 A의 아버지와 자신의 땅 사이의 애매한 경계로 인해 불편을 느끼던 B는 A의 아버지 땅의 일부를 차지하고 자기들 것 처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 봅시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불법점유라고 합니다. 에이~ 누가 저렇게까지 하냐고요? 실제 사회에서 이런 불법 점유들은 생각보다 흔히 일어납니다. 인터넷에 불법점유로 검색해보면 많은 판례들을 바로 확인하실 수 있을거에요.


 A가 아버지의 땅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면 이런 상황에서 눈탱이를 맞을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려들게 될 수 있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확히 알고 끊임 없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에서는 개인의 땅과 관련한 예를 들었는데요. 이제 이야기를 국가로 확대해 볼까요? 모든 국가는 땅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영토, 국민, 주권 이 세가지가 국가의 성립에 조건이니까,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하죠. 그리고 모든 국가들은 영토를 가지기 때문에 동시에 주변 국가들과의 경계, 즉 국경을 가지게 됩니다. 


 모든 나라는 더 넓은 영토를 가지고 싶어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국경선을 바꾸고 싶어하죠.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나라와 접하고 있는 나라일수록 영토 분쟁이 많습니다. 가장 많은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은 중국인데요. 무려 16개(14개 나라 + 2개 특별행정구(홍콩, 마카오) 나라와 접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분쟁도 많았죠.


 역사 속에서 전쟁은 국경을 넓히고자 하는 욕심으로 발생해 왔습니다. 지금은 과거처럼 더 넓은 영토를 가지고자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국경을 넓히기 위한 시도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일본과 우리나라의 독도 영유권 분쟁이라고 할 수 있죠.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지속적으로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본 문부과학성은 자신들의 불법적인 주장을 싣고 있는 일부 초등 교과서를 공식적으로 승인하기도 했죠.


 이렇게 열심인 일본보다 우리가 독도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고 있다면 독도를 눈뜨고 빼앗기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설사 빼앗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 것은 확실하죠.


 개인부터 국가까지 예를 들어보았는데요. 이렇게 국경을 놓고 분쟁이 다분한 진짜 이유는 영토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영토는 우리가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검은선으로 칼같이 구분되지 않습니다. 해수면의 상승이나 다양한 지질현상 때문에 국경선은 수시로 변하죠. 국경선은 가상의 선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신뢰하면 심지어 우기면 그것은 현실이 됩니다. 제국주의 시대에 침략자들에 의해 그어진 아프리카의 기하경계가 좋은 예죠. 


 독도와 관련해서도 일본의 꾸준한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일본 국민들이 더 나아가서 세계의 사람들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믿는 순간, 말도 안되는 일이 현실로 벌어질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국가의 입장이 되어볼까요? 이미 설명한 것과 같이 국가는 기본적으로 국경을 넓히고 싶어합니다. 강한 힘을 가지고 싶어하지요. 그러려면 적어도 자신의 영토를 빼앗기지 않는 수준은 되어야 겠죠? 그럼 국가의 필수 조건인 영토를 지키는 역할은 누가 할까요? 네, 국민입니다. 국민들이 영토를 잘 알고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국가는 영토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에게 무엇을 가르칠지 많은 고민을 합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에요.


 국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국가를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죠.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교적 눈에 잘 띄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국가 성립의 세가지 조건 중에 영토가 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 많은 영토들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 그리고 다른 나라의 국민들과 차이를 인식하고 대한민국에 발붙이고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죠.


 지리과목을 통해서 여러분은 지도를 읽는 법을 배우고 우리의 땅이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배움의 과정을 통해서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죠. 내가 디딘 땅, 내 것에 대해 정확하게 알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장 먼저 지리를 배우게 되는 이유입니다.


 자, 그럼 사회 교과서는 지리와 관련해서 어떤 질문들을 던지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알아볼까요?


 다음 시간에는 날짜변경선에 대해서 다룰 예정입니다. 

 궁금한 내용이 있거나 보충할 내용, 반박할 내용, 무엇이든 의견이 있다면 언제나 댓글 달아주세요!


 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다음주에도 함께해요!


-



 밑에 링크로 가시면 저희가 정성들여 만든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영상의 내용이 좋았다면 다음 영상도 시청해주시고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알람설정까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Amxqeqt-3A&t=6s


작가의 이전글 ep.01 - 오리엔테이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