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 포스팅 하단으로 가시면 다시답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길을 가다 갑자기, 급똥의 신호가 왔을 때, 굳게 잠긴 상가의 화장실 문을 마주하며 느꼈던 절망감. 오늘 다시답이 여러분의 존엄을 지켜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교과서에 다시 답을 달아보는 시간, 다시답입니다.
| 급똥이 마려울 때!
길을 가다 급똥이 마려워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경험 있으시죠? 요즘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건물 화장실들은 문이 잠겨있습니다.
야속하죠. 이럴 때 문이 열린 화장실 지도를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벌써 마음이 놓이지 않나요?
| 미국엔 화장실 지도가 있다?
현재 커뮤니티매핑센터의 센터장인 임완수씨. 이분은 뉴욕에서 화장실을 찾다가 괄약근의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화장실을 찾느라 너무 고생을 한 그는 사람들이 개방 화장실 정보를 공유하면 어떨까 생각 하게 되었죠. 그리고 바로 ‘뉴욕화장실지도’라는 커뮤니티 매핑 지도를 만듭니다. 한 달 만에 뉴욕의 453개의 화장실이 등록되었어요. 이 지도만 있으면 뉴욕 어디에서 신호가 와도 존엄을 지킬 수 있습니다.
| 재난현장의 슈퍼 히어로?
2012년 10월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뉴저지를 휩쓸고 갑니다. 정전으로 주유소 펌프가 고장나 각 가정에서 기름을 구할 수 없었죠. 이 때 ‘주유소 현황 지도’가 슈퍼 히어로의 역할을 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확인한 주유소 상황을 입력할 수 있었어요.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는 빨간색, 영업중인 주유소는 초록색으로 구분했죠. 지역주민의 생존에 꼭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어요. 당시 이 지도는 정부기관과 언론사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 커뮤니티 매핑
커뮤니티 매핑이란 한 사회 또는 지역에서 같은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지도 인데요. 쉽게 이야기해서 위키피디아의 지도 버전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관심사를 공유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협력해 데이터들을 모으고 그것을 지도에 표시해 완성해 가는 방식이에요. 생활 정보의 공유부터 사회문제의 해결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죠.
| 어떻게 만드냐고요?
커뮤니티 매핑은 여러 사람들의 자유로운 참여가 필수적이죠. 그래서 커뮤니티 매핑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오픈소스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 수정, 배포할 수 있도록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요.
| 한국의 커뮤니티 매핑 서비스
한국에서 커뮤니티 매핑을 지원하는 사이트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브이월드, SGIS통계지리정보서비스, 국가인터넷지도 바로e맵, 커뮤니티매핑센터 등이 있죠. 하지만 한국의 커뮤니티 매핑 서비스 사이트들은 제약이 많습니다. 특정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하고 회원가입에 본인인증도 거쳐야 합니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거나, 프로젝트를 승인받아야 하는 경우들도 있어요. 매우 불편하죠.
| 국제적 커뮤니티 매핑 서비스
여러분이 커뮤니티 매핑을 경험하고 싶다면 해외 서비스를 추천합니다. 가장 유명한 커뮤니티 매핑 서비스는 '오픈 스트리트 맵' 입니다. '오픈 스트리트 맵' 은 2005년 영국에서 시작된 서비스에요. 2019년 현재 537만명의 유저가 총 72억개의 GPS좌표를 등록했는데요. 유럽의 경우에는 커뮤니티 매핑 방식으로 제작된 오픈 스트리트 맵이 영리 지도보다 더 정확하게 표기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심지어 가로수와 비포장도로 여부까지도 표시된다고 하네요. 네비게이션으로 까지 사용되고 있다니 어느 정도로 정확한 지 예상이 되죠?
| 최고의 대안 구글 지도
오픈 스트리트 맵 보다도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검색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 바로 구글 지도를 활용하는 겁니다. 많은 커뮤니티 매핑 서비스가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작동됩니다. 다른 커뮤니티 매핑 서비스들은 구글 지도의 응용버전 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구글지도를 활용하면 초보자라 하더라도 커뮤니티 매핑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구글 지도에 그런거 없던데요?
해외여행에서 검색만을 담당하던 구글 지도의 구석을 살펴볼게요. 구글 지도에서는 ‘내 장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만의 주제를 담은 지도를 만들 수 있죠. 그리고 또 몇 가지 공유 옵션들을 통해서 특정 사용자, 링크를 알고 있는 사용자,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 등과 함께 지도를 제작하거나 내가 만든 지도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 아쉬운 한국의 현실
한국은 인터넷이 매우 발달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집단지성을 활용한 IT서비스에 대한 참여율이 낮은 편입니다. 집단지성과 관련한 한 설문에 따르면 한국 집단지성 서비스 참여자들은 미국과는 달리 토론, 협업, 집단보상, 자기조정, 공유, 수평검토, 과정중시 등 집단지성에 필요한 사회전반의 문화와 제도 수준이 매우 낮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해요. 사회적 문화와 제도가 온라인 협업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조금은 아쉬운 결론이죠.
| 마무리
처음 놀러 간 동네에서 뭘 먹을지 고민을 해결해 줄 전국의 맛집이 정리된 지도. 우리동네에 처음 여행 온 사람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물할 현지 중학생 가이드 맵. 밤길이 무서운 사람들을 위해 골목길을 환하게 밝혀 줄 우리동네의 가장 안전한 길 찾기 프로젝트. 동네 쇼퍼들의 구멍난 지갑을 꼬메 줄 수 있는마트별 물가 비교 지도.
커뮤니티 매핑의 가능성의 여러분의 상상력만큼 무한합니다. 다양한 관심사, 재미있는 주제로 가득 채워진 지도들이 많아진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 지겠죠?
여러분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생활 속의 아이디어를 주제로 정하고 검색하고, 돌아다니며 지도에 표시해 보세요.
대표적인 커뮤니티 매핑 사이트의 실제 사용방법에 대해서는 특별편을 따로 마련해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리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 다시답을 달아달라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시간부터는 개인과 사회생활 부분을 다룰 예정입니다.
궁금한 내용이 있거나 보충할 내용, 반박할 내용, 무엇이든 의견이 있다면 언제나 댓글 달아주세요!
생각의 감칠맛, 다시답. 다음주에도 함께해 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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