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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zi Jul 11. 2024

001. 거칠어진 발 뒤꿈치를 다루는 법

해결보다 우선 되어야 하는 것

 몇 주 동안 난리가 났던 발 뒤꿈치가 하루 밤 사이 부드러워졌다. 어제 붙이고 잔 보습패드 덕분이다. 여름에 샌들을 신기 시작하면 발바닥, 특히 발 뒤꿈치가 몹시 거칠어진다. 경계부터 각질이 보슬보슬 일어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조금씩 손톱으로 작게 일어난 부분부터 뜯어내며 잠재우려고 하지만, 어느새 잔재미가 생겨 습관처럼 손이 자주 가게 되고, 그러면 그럴수록 각질은 더 크게 일어나 더 많은 부분이 뜯겨 깊이 파인 상처가 되기도 한다. 잘 다듬어 편해지고자 했던 시도들이 일을 더 키워버려 오히려 더 거칠고 아린 발바닥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손 대기를 조심하고, 보습력이 풍부한 오일이나 바셀린, 로션 등을 발라주고 랩을 씌워주거나 전용 보습패드를 붙이고 하룻밤을 자고 나면 놀랍게도 사포 같았던 발이 다음날 촉촉하고 매끄러워진다. 어젯밤의 마법도 이렇게 이뤄졌다.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살면서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 혹은 습관적으로 일으켜지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뜯어내고, 파다 보면, 결국 그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더 힘들어지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문제가 문제를 더 키우는 방식이다. 해결보다 우선 되어야 할 것은 가장 친절하고 따뜻한 태도로 힘들어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여주고, 적절한 조치를 취한 뒤 진정될 때까지 넉넉히 기다려주는 것일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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